배 나오고 성욕 떨어지면 '갱년기' 의심
기사입력 2000년 03월 31일 14시 18분
`배가 나오기 시작하고 성욕이 떨어지면 한번쯤 남성 갱년기를 의심하라.'
남성 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는 40대 이후 많은 남성들이 여성처럼 갱년기 장애를 겪는다는 흥미로운 사실이 나왔다.
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 남성 갱년기 클리닉 이영진 교수팀은 지난 99년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내원한 30대 이상 275명의 남성 중 남성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남성 호르몬 수치를 측정,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30대의 경우 남성 호르몬은 5.29ng/ml로 측정됐으나 이후 호르몬 수치가 감소하기 시작, 40대는 5.08, 50대는 5.01, 60대는 5.00으로 매년 0.2%씩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남성 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면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으로는 신체 활동 저하, 체중 증가, 식욕 저하, 불면증이 대표적. 털이 빠지거나 골다공증, 근력 저하 등의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또 심리적 및 정신적 증상으로는 예민해지고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며 막연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을 호소한다. 우울증, 자신감 결여, 건망증 등이 생길 수도 있다.
성적 증상으로는 성욕 감소, 성행위에 대한 불안감 및 두려움, 발기문제, 성 기능의 자신감 결여 등을 꼽을 수 있다.
남성 호르몬이 감소하는 원인은 ▲연령 증가에 따른 뇌-고환의 노화현상 ▲과도한 음주, 흡연, 스트레스, 영영상태, 비만, 계절적 요인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 당뇨, 고지혈증, 간 질환 등의 만성질환 등을 들 수 있다.
이 교수는 "이제 남성 갱년기는 성기능 뿐만 아니라 정신 및 심리적 상태, 대인 관계 및 사회 생활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며 "남성 갱년기 환자의 경우 6개월간 경구용 남성 호르몬을 투여하면 뚜렷한 증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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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원 기자 hospit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