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경 '빛나는 식스맨'
기사입력 2000년 03월 31일 14시 04분
SK의 2년생 센터 박도경(25)은 일단 `빛나는' 헤어스타일로 시선을 끈다.
2m2, 105㎏의 거구에 지난 시즌부터는 머리카락을 한올도 남김없이 밀고 다닌다.
빡빡머리가 된 사연은 미국 프로농구(NBA)의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처럼 머리숱이 적어졌기 때문. 신세대답게 PC게임 전문가인 박도경은 농구 얘기만 나오면 비장해진다.
중앙대 시절엔 동기 이은호(신세기)에게 밀려 벤치를 지켰다. 프로에선 팀에 서장훈이 버티고 있고 용병들이 판치는 세상이어서 출전 기회는 `하늘에 별따기'였다.
최인선 감독은 비시즌 동안 좋은 체격을 타고난 박도경을 붙잡고 날마다 개인훈련을 시켰다.
연봉 3800만원을 받은 올시즌 정규리그의 성적표는 14게임에 나서 총 6득점 13리바운드 4어시스트－.
그런 박도경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28일 챔피언결정전 3차전. 발목부상을 당한 서장훈과 교체 투입된 박도경은 2쿼터서 미들슛과 커트인플레이로 연속 득점을 올렸고, 4쿼터선 자유투를 차분히 쓸어담았다. 6득점 2리바운드로 100%의 슛성공률.
가능성을 발견한 최감독은 30일 벌어진 4차전에서 서장훈의 체력안배를 위해 박도경을 스타팅멤버로 기용했다.
박도경은 서장훈과 존스가 번갈아 쉬는 동안 투지 넘치는 수비로 공격권을 따냈다. 득점은 없지만 2리바운드 3가로채기. 결과는 SK의 78대68 승리로 종합전적 2승2패가 된 소중한 1승이었다.
동료들은 3쿼터 종료직전 5반칙으로 퇴장당하는 박도경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박도경은 이제 SK의 `빛나는 식스맨'이 된 것이다.
[김미연 기자 ibi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