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암의 관전평] SK 78-68 현대
기사입력 2000년 03월 31일 00시 50분
정신력이 승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준 경기였다.
SK 선발에 서장훈이 빠진 것을 확인한 현대는 1쿼터에서 골밑슛 미스와 실책을 무려 10개나 하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잃었고, SK는 최인선 감독의 과감한 용병술로 선수단의 분위기를 벼랑 끝까지 몰고갔다.
서장훈만 막으면 된다는 현대 수비는 맥이 풀린 반면 하니발 대신 조상현을 주공격수로 내세운 SK는 벤치의 의도대로 경기를 순조롭게 풀면서 9점차 리드를 지켰다.
다만 아쉬운 점은 2쿼터에서 황성인과 존스를 빼면서 결국 현대의 추격을 허용한 점.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는 속담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는 대목이었다.
현대 또한 `농구는 리듬의 스포츠다'라는 농구의 격언을 생각해 봄직한 순간이었다. 이때 상승무드를 타 3쿼터를 리드한 상태에서 마쳤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결국 쫓으려는 부담으로 맥도웰이 파울 트러블에 걸렸고, 이런 부담이 승부의 분수령인 4쿼터에서 소극적인 수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갔다.
이같은 수비 부담은 공격 밸런스를 무너지게 해 막강한 공격력이 실책을 7개나 범하면서 자멸했다.
최상의 공격이 최선의 수비이며 4쿼터에서의 실책은 곧 패배라는 등식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장훈의 몸을 아끼지 않은 두뇌 플레이를 칭찬하고 싶다.
[연세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