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터-무라카미 신작 소설 국내 출판
기사입력 2000년 03월 30일 15시 24분
◇폴 오스터의 장편소설 `우연의 음악'
`어느날 그가 너무도 싫증이 나서 아무렇게나 뒤집은 단 한장의 카드에 모든 것을 걸 때까지….'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 `음향과 분노'에 나오는 구절이다.
폴 오스터의 `우연의 음악'(열린책들)은 바로 이 문장에서 영감을 얻어 쓴 책. 뜻하지 않게 거금을 상속받게 된 남자가 전문 카드 도박사를 만나면서 맞닥뜨리는 우연의 사건과 예측불가능한 결과를 통해 우리의 삶을 투영한다. 흥미진진한 사건 전개 속에 우연과 선택이라는 철학적인 문제를 담아낸 작가의 소설가적 역량이 돋보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빵가게 재습격' `개똥벌레' `회전목마의 데드히트'
오밤중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일어난 신혼 부부. 맥주를 마시며 공복을 달래던 두사람이 급기야 맥도날드 습격에 나선다. 30개의 햄버거를 훔쳐 나온 두사람. 4개씩을 먹고 나서야 마침내 포만감을 느낀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을 연상시키는 하루키 단편소설 `빵가게 재습격'이다.
`빵가게 재습격' `개똥벌레' `회전목마의 데드히트'(이상 창해) 등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모음집 3권이 한꺼번에 나왔다. `빵가게 재습격'에는 타이틀 소설 이외에 일상의 반복 속에서 생기는 상실감을 그린 6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정경희 기자 gumnu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