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의 미발표 단편소설집 `참혹한 슬픔' 나와
기사입력 2000년 03월 30일 15시 24분
명성, 사랑, 돈, 쾌락, 죽음. 이 중 딱 하나만 택할 수 있다면?
마크 트웨인의 단편 `맘대로 안되는 유일한 것'은 이 화두로 시작된다.
착한 요정이 한 젊은이에게 이 다섯가지가 담긴 바구니를 들고 와 가장 가치있는 것을 하나 택하라고 한다.
젊은이는 쾌락을 집으나 결과는 실망. 순간만 지나면 후회가 밀려들었다.
요정은 다시 기회를 준다. 젊은이는 사랑을 택하나 세월이 흐른 뒤 사랑하는 이가 누운 관 옆에서 "사랑은 쓸쓸함만 남겨줬다"며 탄식한다.
요정은 또 한번 기회를 주고 젊은이는 이번엔 명성을 택하나 "명성이 최고조에 달할 때는 무자비한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잃게 되면 경멸과 동정의 대상이 된다"는 진리를 깨닫고 후회한다.
요정은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고 젊은이는 고심 끝에 돈을 택하지만 재화라는 것은 빈곤이란 현실을 일시적으로 잊게 해주는 수단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된다.
결국 젊은이는 "영원히 변치않는 가치는 죽음 밖에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러나 요정은 "너에게 남은 것은 늙은이"라며 내친다.
트웨인의 독설은 필부필녀, 즉 우리 자신을 대상으로 한다. 그의 풍자적인 작품이 영원한 생명력을 갖는 이유다.
`톰소여의 모험'으로 유명한 미국 당대 최고의 `이야기꾼' 마크 트웨인(미국．1835∼1910)의 미발표 단편 소설을 모은 작품집 `참혹한 슬픔'(경당)이 나왔다. `맘대로 안되는…' 이외에 타이틀 작품인 `참혹한…' 등 16편의 소설이 담겼다. 어린 아이를 살려낸 개의 은혜를 그 개의 새끼를 죽이는 원수로 갚는 인간을 비판한 `참혹한…' 등 매 단편에서 실리적이고 우회적이며 과학적인 `트웨인식 풍자'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정경희 기자 gumnu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