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두가지 사랑 선보여

기사입력 2000년 03월 30일 15시 08분


이정재가 이 봄, 두가지 사랑을 펼쳐보인다.

1일 개봉되는 `인터뷰'(변 혁 감독－씨네 2000제작). 카메라 앞에서 심은하(이영희 역)가 늘어 놓는 거짓말을 진실이라 믿고 사랑에 빠지는 다큐멘터리 감독 은석역이다. 거짓의 베일을 벗은 심은하가 자신이 그토록 경멸했던 3류 애정물의 주인공과 같은 처지임을 알게 되면서, 진실한 사랑은 무언인가, 거짓과 진실의 경계는 어디인가 등에 대해 많은 것을 고민하고 보여준다.

시점을 앞뒤로 옮겨가며 전개되는 이야기. 여기에 일반인들의 인터뷰가 사이 사이 끼어든다.

"다큐멘터리와 픽션이 결합된 독특한 구조가 마음에 들었어요."

카메라를 메고 직접 인터뷰도 해봤다. 각양각색의 사랑 이야기 중에선 가슴 찡한 사연도, 함박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에피소드들도 있었다.

"7년 넘게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기를 거듭한 커플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너무나 사랑하는데 부모님의 반대때문에 결국 헤어지고 말죠."

촬영 내내 사랑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만약 인터뷰를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20대, 30대, 40대의 다양한 연령층에게 `사랑의 정의'에 대해 질문을 던져 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 답을 한편의 다큐멘터리로 엮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고.

"은하와 제 사랑이 카메라 속에 숨겨진 은밀한 연애라면, 일반인들의 인터뷰는 카메라 밖에 있는 솔직한 사랑이죠. 사랑의 앞뒷면을 다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후속작 `시월애'(이현승 감독－우노필름)에서 보여줄 사랑 이야기는?

`시월애'는 신비한 우체통을 둘러싼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영화다.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편지를 전달해주는 우체통때문에 서로 알게된 99년의 여자와 97년의 남자가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씨줄과 날줄을 엮어간다. 상대는 요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스타 전지현.

이쯤에서 이정재에게 질문을 하나 던져 봤다.

"당신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인?"

요약한다면, 이정재의 대답은 이렇다.

"사랑은 국어 사전에 나오는 모든 단어의 원인이지 않을까. 예를 들어 상처든 꿈이든, 아픔이든 기쁨이든 다 사랑때문이다."

[전상희 기자 f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