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우, 3할타 재시동
기사입력 2000년 03월 30일 14시 38분
이대로 잊혀지기엔 이를 악물었던 세월이 너무 가슴아프다. 홀로 방망이를 휘두르며 통증을 참아낸 11개월.
SK 조원우(29)의 `원대복귀'는 올시즌 신생팀 돌풍의 근원지다. 지난해 5월 연습도중 왼쪽 골반뼈 부상을 해 시즌을 마쳤던 조원우. 팀의 끝없는 추락을 지켜보며 자책감에 몸을 떨었다. 세월은 속절없이 흘렀고 쌍방울 선수들은 어느덧 신생팀 SK 와이번스(비룡．飛龍) 유니폼을 입었다.
29일 인천구장 첫 합동훈련서 조원우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아직 골반부상이 100% 치유되지 않아 뜀박질은 서툴지만 본인만 느낄 정도. 특히 방망이는 놀랄만큼 매섭다. 실제상황을 재현한 시뮬레이션 배팅에서 조원우는 깨끗한 중전안타를 치고 원없이 그라운드를 돌았다.
차마 떠올리기도 싫은 1999년. 부상전까지 47경기서 타율 3할1푼4리에 6홈런 22타점 11도루를 기록중이었다. 시즌초 20경기연속안타 행진을 펼치며 화제를 모았고 97,98년에 이어 3년연속 3할타율은 `떼논 당상'이었다. 하지만 부상은 그를 사지로 내몰았고 팀은 최악의 성적(승률 0.224)으로 곤두박질 쳤다. 수직상승을 거듭하던 연봉 역시 29일밤 8000만원에 동결됐다.
"내 자신과의 싸움일 뿐입니다." 화려한 몸놀림보다 그라운드의 잔디가 그리웠다는 조원우. SK 강병철 감독은 날씨가 따뜻해지는 4월중순부터 조원우를 풀가동할 예정이다. 조원우가 중견수로서 중원을 누비고 타선에 힘을 불어 넣어야 비로소 와이번스도 승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