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목이 아파요' 농구코트 이색직업병
기사입력 2000년 03월 29일 14시 50분
"남모르는 병이 있다니까요."
한 시즌이 마무리되가는 요즘, 농구장 운영요원들은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더이상 깔깔한 목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덩치 큰 선수들이 두시간 가까이 뛰면서 내는 먼지와 실내 경기장의 탁한 공기 속에서 반년을 보내다 보면 아무리 목청좋은 사람도 당해낼 수 없다.
한 경기가 끝날 때 쯤되면 목에 모래주머니를 털어넣은 것 같다고.
선수들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봐야 하는 아나운서나 기자들도 다르지 않다.
KBS 김현태 아나운서는 "목이 생명인 직업인데 관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며 고민을 호소하기도 한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는 "건조한 겨울철 실내경기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며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아주 심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관중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관계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이유는 또 있다.
같은 경기장에 있어도 즐기러 오는 관중과 신경을 곤두세우고 유심히 살펴야 하는 관계자들은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며칠 남지 않은 챔피언결정전. 남은 경기 동안 목을 보호하려면 따뜻한 차를 부지런히 마시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유아정 기자 poro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