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스타크래프트 남녀 신예 고수들
기사입력 2000년 03월 29일 14시 50분
스타크래프트판에 떠오른 새로운 고수들.
최근 열린 유명 프로 게임 대회에서 나란히 우승을 차지, 주목을 받고 있는 남녀 고수들을 차례로 만나봤다. [편집자주]
◇스타크판에 새강자가 떴다.
지난 26일 전국의 `날고 긴다'는 스타크 고수 500명이 모여 벌인 `SBS 프로게이머 PKO왕중왕전'에서 우승, 10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쥔 프로게이머 강도경(20．SM팀).
지난해까지 무명에 가까웠던 강 프로는 최근 열린 각종 스타크대회를 싹쓸이하는 저력을 과시하며 떠오르는 샛별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달 중순 열린 `TTL게임스쿨' 단체전 우승과 현재 진행중인 투니버스리그 8강 진출 등 탁월한 실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런 상승세는 이번엔 왕중왕전 우승이란 쾌거까지 낚았다.
경남 진해출신인 그는 사실 경남권 각종 대회를 독식해 온 지방파 고수.
소속팀인 SM팀이 두달전부터 서울에 둥지를 틀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까닭에 얼마전부터 전국 대회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오직 저그로 플레이하는 저그 마니아로 이른바 `쌈 싸먹기'로 통하는 압박 작전이 주특기다.
아군을 분산 배치하고 적을 포위한 뒤 360도 사방에서 일시에 공격해 기선을 제압하는 방식이다.
이번 왕중왕전에서도 그의 쌈 싸먹기는 위기 때마다 위력을 발휘했다.
결승전은 같은 팀 소속인 프로토스 고수 김동수(20)와 맞붙어 `한 집안 쟁탈전'을 벌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동수가 마음이 약해 우승을 양보했다"며 겸손해하는 그는 사실 하루 10시간씩 연습에 매달리는 엄청난 노력파다.
◇`장미'가 결국 일을 냈다.
미모의 여성 프로게이머 `장미' 김혜섭(20．인츠닷컴)이 지난 26일 서울 힐튼 호텔에서 열린 한국인터넷게임리그(KIGL) 춘계리그 여성부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 가시의 매운 맛을 자랑했다.
1월 31일 개막된 이번 리그에서 스타크 여성부는 매주 1위가 바뀔 정도로 가장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곳.
한글과컴퓨터의 이은경, 조이닷컴의 이현주 등 쟁쟁한 여고수들이 포진한 까닭에 우승자를 전혀 예측할 수 없을 정도였다.
특히 김혜섭은 시즌 전적이 3승 4패로 중위권을 기록, 결승 토너먼트에서 장미가 고공비행을 하리라곤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이날 결승에서 언제나 테란을 고집하는 이 `메딕 처녀'는 줄곧 무패행진을 펼쳐 결승에서 만난 데이콤의 강은주 마저 내리 두판을 눌러 우승을 품에 안았다.
`시즈 탱크'와 `벌처'를 앞세운 메카닉 테란 전법을 사용, 상대 진영의 멀티기지를 봉쇄해 고사시키는 전략을 구사해 재미를 봤다.
얼굴만 예쁜게 아닌 실력도 매서운 장미의 본색을 보여준 셈이다.
"가장 좋아하는 맵인 `로스트 템플'에서 경기한 까닭에 처음부터 은근히 자신이 있었다"고 말한다.
특히 기분좋게도 결승당일 본지에 `예상밖 인물'이었던 자신의 인터뷰 기사가 실린 덕을 톡톡히 봤다는 것.
[임태주 기자 spark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