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ABC-TV '메이킹 더 밴드' 화제
기사입력 2000년 03월 28일 14시 24분
보이 밴드를 조직해 그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새로운 TV프로그램이 미국에 등장했다. ABC TV가 지난 24일 첫 방송을 시작해 매주 금요일 밤 방송하는 `메이킹 더 밴드'.
미국 신문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는 오-타운(O-Town)이라는 보이 밴드를 실제로 조직하며 그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준다. 카메라가 멤버들을 쫓아다니며 리허설에서 레코딩과 공연여행까지 빠짐없이 보여준다. 또 카메라는 아침 샤워에서 잠들 때까지 멤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뒤쫓는다.
소녀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는 백스트릿 보이스나 엔싱크같은 보이 밴드 현상이 `메이킹 더 밴드'를 만들게 된 동기. 그룹 엔싱크에게 뉴욕시의 10대 소녀팬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본 한 관계자의 아이디어로 ABC TV와 MTV가 공동으로 제작했다. 백스트릿 보이스와 엔싱크를 조직해 대성공을 거둔 올란도의 가요 매니저 루이스 펄먼과 계약을 맺고 TV용 보이 밴드를 조직키로 한 것.
이 프로에선 1000명의 지원자중 25명을 선발한 다음 8명의 최종 엔트리를 뽑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9주간 더 방송될 예정으로 10회에는 8명의 멤버중 5명이 최종 선발돼 백스트릿 보이스와 엔싱크의 멤버들이 그랬던 것처럼 올란도에 있는 펄먼의 저택에서 녹음하는 모습을 방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은 춤과 노래연습을 거쳐 두 곡을 취입할 예정. 첫 싱글은 펄먼의 프로듀서들이 작곡하며, 두번째 싱글은 셀린 디옹의 `비커스 유 러브 미'같은 히트곡들을 만든 다이안 워렌이 작곡할 예정. 레코드회사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5인조로 확정된 오@타운은 오는 여름 순회공연에 들어간다. 속편의 방영이 결정되면 제작진은 이 그룹을 뒤따라다니며 녹화를 계속할 계획이다.
백스트릿 보이스와 엔싱크는 대성공을 거둔 뒤 복잡한 소송을 거쳐 펄먼의 회사 트랜스 콘티넨탈 매니지먼트사와 헤어졌다.
밴드가 조직돼 스타덤에 오르는 과정을 담는다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선발된 8명중 3명은 반드시 탈락될 수 밖에 없는 비극은 어떻게 할 것이며 시청자들이 그 비극을 보며 즐거워 할 것인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TV라는 막강한 힘을 업고 있긴 하지만 이 그룹이 정말 스타덤에 오를 것인 지도 알 수 없다.
선발된 8명중 한사람인 에릭-마이클 에스트라다(20)는 팝스타로 대성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스타만 된다면 밤낮으로 비디오 카메라가 자신을 쫓아다녀도 상관없단다. "우리 모두는 카메라가 뜻하는 걸 이해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건 우리가 받아들인 희생이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퍼진 `스타병'을 이용한 프로그램이란 생각도 들고, 이런 프로가 우리나라에도 등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도 된다. 그렇잖아도 국내 가요계는 `보이 밴드의 천국'이 아닌가.
[kisu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