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환, 실전피칭 시작
기사입력 2000년 03월 28일 13시 07분
롯데 에이스 문동환(28)이 28일 실전피칭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한-일슈퍼게임 이후 130여일, 선수협에서 복귀한 지 2주일만에 처음 해보는 전력피칭이다.
그동안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하며 조금씩 피칭 강도를 높여오다 27일로 하프피칭을 끝냈다.
당분간은 하루 40∼50개씩 던지며 어깨와 볼의 상태를 체크한다. 그리고 됐다 싶을 때마다 10개씩 올린다. 볼의 갯수가 120개에 달한 뒤 사나흘간 컨디션을 고르고 나면 `출격명령'이 떨어지게 된다.
그 과정이 얼추 20일 정도. 따라서 팬들은 이르면 4월 중순쯤 지난해 승률왕 문동환의 벼락같은 투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대한 몸을 만들어 마운드에 오를 생각입니다. 선수협에 갔다와서 성적이 나쁘면 팬들이 뭐라고 하겠습니까."
문동환은 팀의 사이판 투수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 맨 나중에 선수협에 가입, `의리의 사나이'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훈련은 부실했다.
포수가 없어 피칭은 꿈도 못꿨고, 러닝도 속시원히 못해봤다. 기껏해야 캐치볼과 웨이트 트레이닝 정도였다. 그 부실훈련이 이제와서 갑절의 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문동환은 대단했다. 17승4패. 그 중 완봉승이 한번, 완투승이 무려 여섯번이다. 연봉 4400만원짜리의 성적표 치고는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그래서 올해엔 훨씬 많은 연봉을 받을 예정이다. 그의 요구액 1억원과 구단 제시액 8000만원의 간격이 좀체 줄어들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결말이 날 분위기.
연봉협상만 타결되면 그의 볼끝은 한층 매서워질 것이다.
문동환은 LG와의 올시즌 개막전이 벌어지는 날(4월5일) 2군을 따라 마산구장으로 간다. `20'이라는 꿈의 승수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부산＝최재성 기자 kkach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