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석 기자 '방송 3사 미니시리즈 띄우기 경쟁 '눈살''
기사입력 2000년 03월 27일 14시 27분
공중파 방송 3사간의 시청률 경쟁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밤 시간대 미니시리즈를 놓고 벌이는 경쟁은 마치 각 사의 사활이 걸린 전쟁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각 방송사마다 `미니시리즈 띄우기'에 연예정보 프로를 필두로 총 동원령이 내려진 듯한 양상.
이러한 상황 속에 지난 24일 방송된 SBS TV `순풍 산부인과'는 `혹시나'하는 의혹을 불러일으킬만 했다. 오지명의 사위 박영규가 SBS TV를 보다 느닷없이 `불꽃'에서의 차인표 흉내를 내는 장면. 차인표의 극중 모습을 클로즈업하며 주제음악을 깔아 잠시 눈을 뗀 시청자는 순간적으로 `불꽃'이 방송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문제는 `순풍…'의 소재 속에 늘 스며들어 있었던 행동의 인과관계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점.
지난 22일 방송된 `불꽃'에서는 강부자가 `순풍산부인과'를 보면서 재미있어하는 장면이 있었다. 물론 녹화 시점상 `보답' 차원으로 볼수는 없지만 사정을 모르는 시청자의 눈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더욱이 `불꽃'은 현재 경쟁프로인 MBC TV `나쁜친구들'을 2∼3%의 시청률 차이로 맹추격하는 터. 인기시트콤에서 조직적으로 측면지원해줬다는 오해를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
김병욱PD는 "단지 차인표의 표정이 인상적이어서"라고 소재채택의 우연성을 설명했지만 결과적으로 `바터제'의 모양새가 된 것만큼은 사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속담처럼 굳이 오해를 살만한 소재는 피하는 것이 좋다. 더욱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시트콤 유행 속에 독보적 소재로 최고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국민적 시트콤'이란 자부심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