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암의 관전평] 현대-SK 결승 2차전
기사입력 2000년 03월 27일 01시 30분
제공권 싸움만이 농구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농구의 묘미를 한껏 보여준 경기였다.
높이 때문에 1차전에서 졌다고 분석한 현대는 맥도웰과 로렌조 홀의 골밑을 공략하는 전술로 서장훈과 재키 존스를 괴롭혔다.
SK는 1차전처럼 서장훈에게 맥도웰을 매치시키면서 현대의 골밑공략을 저지하도록 했다. 그러나 맥도웰은 1차전과 달리 무리없는 공격 템포로 골밑과 외곽슛 등으로 서장훈을 최대한 괴롭히며 현대가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데 기폭제가 됐을 뿐 아니라 조성원과 추승균에게 외곽슛 기회를 꾸준히 제공했다.
맥도웰의 이같은 활약으로 여유있게 리드하던 현대는 후반 리딩가드인 이상민의 지나친 스탠딩 플레이로 13점차이의 리드에서 역전까지 당하면서 종료 1분여전에는 6점 차이까지 벌어져 완전히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현대는 홀의 골밑 득점과 조성원의 3점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종료 11.8초전 1점 리드당한 상황에서 SK 최인선 감독은 아꼈던 작전타임을 신청했는데 이때 다시 한번 타임을 신청한 것이 좋지 않았다.
두번째 타임은 노련한 현대선수에게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했고, 결국 조성원은 인바운드 되는 볼을 인터셉트해 승리에 결정적 수훈을 세웠다.
이 인터셉트는 2차전의 승리 뿐 아니라 챔프전의 남은 향방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결국 농구는 제공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3점슛, 인터셉트, 자유투, 실책, 감독의 작전타임, 5반칙 퇴장 등 `종합시장' 같은 스포츠다.
[연세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