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 투자 물꼬 튼 200억 펀드'
기사입력 2000년 03월 26일 16시 23분
특정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정부가 해줘야 할 몫이 있다.
꼭 재정적인 지원이나 관련 법규를 개정하는 등의 직접적인 개입이 아니라 할지라도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일은 중요하다.
최근 인터넷 벤처 바람이 몰고온 투자열풍은 거세다. 창투사나 개인투자자 등은 어디다 돈을 써야 할지 고민할 정도란 것이다.
하지만 그 많은 돈이 인터넷이란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무리 봐도 수익이 남지 않는 사업같아 보이지만 `눈먼 돈'으로 통하는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인터넷 벤처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한다. 일본은 연간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독식하며 떼돈을 벌고 있다. 컴퓨터 산업의 황제인 MS의 빌 케이츠도 모든 힘을 `X박스'라는 게임기에 쏟아붓겠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국내 수많은 창투사들이 투자한 게임 개발사는 손가락에 꼽히고 있다. 미래산업의 꽃으로 통하는 인터넷과 게임산업중 유독 게임만이 홀대를 받고 있는 셈이다.
게임을 지원하겠다는 투자자는 많지 않은게 업계의 현실이었다. 특히 이미 자리를 잡은 업체가 아닌 순수한 벤처게임업체는 더욱 그랬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선 코스닥에 올라 당장 수익이 쏟아질 인터넷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도 모른다.
누구도 게임에 투자해 돈을 벌었다는 전례가 없는 까닭이다. 만약 성공 사례가 있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때문에 `물꼬'를 틀어줄 사람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문화관광부와 게임종합지원센터가 "200억원의 게임관련 펀드를 조성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도하겠다"고 발표하자 이어지는 투자 물결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정부 관계자들의 결정에 큰 박수를 보낸다.
[임태주 기자 spark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