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편한대로 해석하는 `e-비즈니스'
기사입력 2000년 03월 26일 16시 23분
"우리도 `이 비즈니스(e-Business)'에 관심을 가져야 할텐데." "어떤(?) 비즈니스를 말씀하시는 건지…?"
모 제조업체 김 이사. 며칠전 회의시간에 망신을 당했다. 사장의 난데없는 `이 비즈니스(e-Business)' 운운에 엉뚱한 답변을 했기 때문. 김 이사는 `e-비즈니스'의 `e'를 지시대명사(This) 정도로 생각했다.
e-비즈니스(electronic-Biz)가 화두다. 그러나 일부 직장인들은 김 이사처럼 그 뜻을 몰라 엉뚱한 해프닝을 벌이곤 한다.
자기 편한대로 해석하는 `e-비즈니스'의 `e'또한 각양각색.
가장 황당한 부류는 에로틱(erotic) 비즈니스로 해석하는 사람들. 홍등가 사업을 e-비즈니스라고 오해한 경우다.
이들은 "벤처기업이나 주식으로 떼돈 번 사람들이 유흥가로 몰리면서 에로틱 업소도 늘지 않았느냐"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운다.
이벤트(event) 비즈니스라고 우기는 부류도 있다. 결혼정보회사나 도우미파견업체 등 이벤트 업종이 IMF 이후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매스컴의 집중 조명을 받았기 때문. 특히 벤처기업 근무자들이 배우자감 1순위로 떠오르면서 결혼정보회사의 주표적이 되자 비슷한 시기에 벤처업계에서 많이 나오던 e-비즈니스란 말을 아예 이벤트쪽과 연관시킨 경우다.
유식한(?) 직장인들은 `e'를 `economic'(경제적) 또는 `efficient'(효율적)라고 밀어부친다.
`이지(easy) 비즈니스'로 해석하는 부류도 있다.
벤처나 주식으로 쉽게 떼돈을 번 사람들을 부러워하여 붙인 명칭이다. 회사 비상사태(emergency)에 대비하기 위한 사업이라는 해석을 내리는 직장인도 있다.
[조형근 명예기자·LG유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