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조장 외압속 끝마무리 관심 SBS '사랑의 전설'
기사입력 2000년 03월 26일 16시 23분
30대 중반. 아무리 관리를 잘 해도 목에는 굵은 줄이 가는 나이. 과연 이런 나이에도 사랑 하나만 믿고 모든걸 내던지는 것이 가능할까?
SBS TV `사랑의 전설'(극본 박예랑 연출 최문석)은 바로 이런 질문에 대한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기획단계부터 몇가지 우려를 안고 시작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터프가이로 군림해온 최민수가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사는, 부드러운 남자의 민석으로 변신할수 있을까. 또 `영웅신화' `마지막 전쟁'의 코믹 작가로 명성을 높여온 박예랑이 정통 멜러에 적응할수 있을까.
방송 3주를 넘기면서 두 우려는 모두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특히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설탕으로 민석과 영희(황신혜) 사이를 꿰뚤어보는 지혜(이승연)의 눈길을 표현하는 작가의 역량, 가능한 한 대사를 줄이고 미묘한 느낌을 전하는 최민수의 절제된 연기는 힘이 느껴진다.
같은 시간대의 경쟁 프로그램이 시청률 60%대를 넘나드는 `국민드라마'인 `허준'임을 감안하면 시청률 두자리대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성공이란 평가를 내릴만 하다.
반면 `사랑의 전설'의 약점은 `끝이 보인다'는데 있다. 아무리 감정이 다시 불타오른다 해도 영희는 기혼자이자 `아이엄마'인 이상 가정을 깨는 결말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97년의 `애인'을 비롯해 이제껏 만들어진 수십편의 `불륜드라마' 들이 아직 "TV에선 불륜을 조장하면 안된다"는 비판을 의식해 `파격적인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다. 과연 `사랑의 전설'이 새로운 `전설'을 만들수 있을까?
[송원섭 기자 fiveca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