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2게임 연속 대포
기사입력 2000년 03월 26일 14시 51분
"몸을 움직여야 타격감도 좋아지더라구요."
현대 박재홍(28)이 시범경기 초반 부진했던 방망이를 곧추세웠다. 두 경기 연속홈런.
지난 22일 마산 두산전에서 1점짜리 마수걸이 홈런 포함 3안타를 몰아치더니 25일 대전구장서 벌어진 한화와의 시범경기 첫 대면에서는 6회 2점짜리 대포를 걷어올렸다.
힘없던 방망이가 살아나기 시작한 건 제 포지션을 찾은 덕분. 그동안 대타나 지명타자로만 타석에 섰던 박재홍은 홈런을 기록한 두 경기서 처음으로 중견수로 출전했다.
벤치에 웅크리고 있다가 간간히 타석에 서는 건 박재홍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 탁 트인 외야에서 신나게 수비를 해야 타격감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박재홍이 시원스런 타격을 선보이자 시범경기서 물방망이가 됐던 현대 타선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특히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타자 윌리엄스가 경쟁상대라도 만난듯 신이 난 것.
윌리엄스는 22일 두산전에서 4회 박재홍의 좌월 홈런에 연이어 똑같은 코스로 화답하며 3안타를 기록. 25일 한화전에서는 윌리엄스가 4회 1점 아치를 먼저 그려내자 박재홍이 6회 복사하듯 같은 코스로 응답, 한화 투수진에게 끌려가던 팀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재홍과 윌리엄스의 `홈런 대화' 덕분에 올시즌 현대를 상대하는 팀은 연속타자 홈런을 조심해야 할 판. 박재홍은 "앞뒤에서 쳐대면 다른 타자들도 힘이 나게 마련"이라며 "경험 많은 윌리엄스와 함께 팀을 올해 우승으로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김남형 기자 st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