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선수협 후유증' 팬 구단 충돌
기사입력 2000년 03월 26일 14시 51분
선수협의회 문제와 관련, 팬들과 구단이 충돌해 올시즌 선수협사태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했다.
25일 두산과 LG의 시범경기가 열린 잠실구장에서 팬들이 운영요원으로부터 폭력과 폭언을 당했다며 구장관리측인 LG에 강력히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문제의 발단은 선수협 대변인이었던 SK 강병규의 팬들이 두산구단에 항의하는 플래카드를 경기장에 부착, LG측이 철거를 요구하면서부터. 팬들은 `우리의 영원한 선빵, 강병규를 사랑한다'와 `팬들은 선수협의회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외야에 붙였다가 LG가 "불법부착물이니 떼어달라"고 하자 "들고 있겠다"며 반발했다. 이과정에서 양측이 감정이 격해져 몸싸움이 벌어졌고 다른 관중까지 가세,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한 팬은 "두산이 지난해 팀내 최다승 투수인 강병규를 보호선수에서 제외, SK에 보낸 것은 분명한 보복행위다. 이것에 항의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팬들을 우선적으로 위해야 하는 구단에서 물리력을 동원해 방해할수 있는가"라고 흥분했다.
결국 일부 팬들은 몸싸움 과정에서 폭언을 들었다며 경기가 끝난뒤 LG측에 몰려가 공식사과를 요구했고, LG구단관계자가 "앞으로 이런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해 사태는 일단 수습이 됐다. 하지만 선수협과 관련, 시즌개막을 앞두고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이란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신보순 기자 bssh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