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문탁 '로커가 되려고 사각의 링에 섰다'

기사입력 2000년 03월 24일 14시 35분



지금 진행중인 전국 투어콘서트만 없었다면 서문탁은 지금 양재동에 가 있을 거다.

서울 양재동에 있는 로키복싱체육관. 약 3년전 이 동네에 살다가 찾은 서문탁의 `단골집'이다.

그런데 여자가 웬 권투?

"헬스 수영 같은 운동은 너무 시시했어요. 가수로서 이것만큼 좋은 운동은 없을걸요?"

97년말 뜻한 바 있어 이곳을 처음 찾았는데, 폐활량 늘리고 체력 다지기 위해 고심끝에 선택한 것이 바로 권투. 말랑말랑한 발라드도 아니고 소리를 내질러야 하는 로커로서 폐활량이 뭣보다 중요했고, 무대위의 과격한 제스츄어를 위해 체력도 필요했다고. 만일 이 운동을 안했다면 2시간 공연중 1시간도 못 버텼을 거라고 말한다.

여기다 서문탁의 권투는 장난이 아니다. 국내에서 세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여자아마추어선수등록증을 보유한 공인복서.

"맨처음 찾았을때 체육관에서 놀랐어요. 여자가 헬스장인줄 알고 잘못 들어왔나 그렇게 여겼지요."

당시 진동엽 관장은 서문탁의 "노래하기 위해 복싱하려한다"는 말을 한참을 듣고서야 이해했다고. 이후 서문탁은 페더급으로 한급 낮은 밴텀급 남자선수와 스파링까지 붙었다고 한다. 3회전 경기를 열번쯤 가졌는데 남자와도 팽팽한 실력이었다는 후문.

체육관서 주로 하는 운동은 `쌩쌩이'라고 불리는 줄넘기 2단점프와 반 윗몸일으키기인 `하프업'. 둘다 하루에 1000개 이상씩을 해야 `한것 같다'고 한다.

"새도우복싱으로 끝맺고 샤워하는 그맛, 정말 시원해요."

내달 22일 부산콘서트가 끝나는대로 서문탁은 트레이닝가방 둘러메고 곧바로 양재동에 갈 참이다.

[이준형 기자 r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