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시상식' 국내 영화평론가 예상평
기사입력 2000년 03월 24일 14시 26분
이틀 앞으로 다가온 제7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전세계 영화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6일(한국시간 27일) 빌리 크리스탈의 진행으로 미국 LA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화려하게 진행될 아마데미상 시상식을 앞두고 국내 영화 평론가들의 예상평을 모아봤다.
▲양윤모(영화 평론가)
`아메리칸 뷰티'가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휩쓸 것이다.
비판과 유머라는 `당근과 채찍'을 절묘하게 섞어낸 샘 멘데스에게 심사위원단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것이다.
남우주연상은 후보인 케빈 스페이시는 그 어느때보다 유리한 상황 속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기다리고 있다. `LA 컨피덴셜'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인 그에게 상을 주어야 한다는 여론이 미국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 `아메리칸 뷰티'에서 현대 미국인들의 불안－분열－초조한 심리 상태를 재치있게 연기한 그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수상을 할 것이다.
여우주연상은 `소년은 울지 않는다'의 힐라리 스웽크가 `아메리칸 뷰티'의 아네트 베닝을 근소한 차이로 누를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까지 한번도 아카데미상을 받지 못했던 아네트 베닝이 아깝기는 하지만, 스웽크를 뛰어넘기는 힘들 것. 스웽크는 `여자의 몸에 갖혀있는 남자'라는, 어려운 캐릭터를 창조적으로 잘 표현해냈다.
▲심영섭(영화 평론가)
`아메리칸 뷰티'는 아카데미상이 허용하는 비판의 한계에 최고로 접근한 영화로, 작품상 수상이 유력하다. `인사이더'도 꽤 좋지만 지나치게 비판적이다. 너무 긴 것도 흠.
감독상도 `아메리칸 뷰티'에 돌아갈 것이다. 연극 무대에서 기량을 닦은 샘 멘데스 감독은 `아메리칸 뷰티'에서 정교한 연출력을 보여줬다. `식스 센스'의 나이트 샤말란도 주목할 만하지만 새로운 연출을 보여주는데는 실패했다.
남우주연상은 덴젤 워싱턴, 케빈 스페이시의 2파전으로 압축된다. 덴젤 워싱턴은 `말콤 X' 이후 가장 훌륭했다. 그러나 미국의 어두운 면을 리얼하게 보여준 그에게 보수적인 아카데미 심사위원들이 손을 들어줄지는 의문. 결국 무난하게 연기를 한 케빈 스페이시에게 돌아갈 것으로 본다. 80세의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이트 스토리'로 노미네이트된 리처드 판스워스도 `어린아이와 노인을 좋아하는' 아카데미의 성향을 고려할 때 무시하지 하못할 후보다.
여우주연상도 `소년은 울지 않는다'의 힐라리 스웽크와 `아메리칸 뷰티'의 아네트 베닝의 2파전. 연기 자체로 볼 때는 스웽크가 베닝보다 앞서 있지만, 영화 자체의 힘이 `아메리칸 뷰티'에 비해 떨어지는 게 문제다.
[안영준 기자 june＠ 전상희 기자 f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