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라인] '일하면서 축구하는' 험멜코리아의 신선한 바람
기사입력 2000년 03월 24일 14시 10분
`일하면서 축구하는' 신생 험멜코리아(단장 변석화)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제48회 대통령배축구 16강전이 벌어진 23일 효창운동장. 험멜코리아는 경찰청에게 0대1로 패해 8강이 좌절됐지만 무척 밝은 표정이었다. 지난해 12월 창단해 처녀출전한 이번 대회 6조예선서 2승1무로 16강에 직행한 것 만으로도 성공이었다. 그런데 프로출신 선수들로 구성된 강호 경찰청전에서 후반전엔 오히려 경기의 주도권을 잡을 정도로 선전, 축구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사실 다른 실업팀에겐 대수롭지 않은 16강일지 모르지만 이들에겐 각별했다. 정병우 코치, 김영일 트레이너가 이끄는 험멜코리아는 프로축구 신인드래프트 탈락자와 축구를 그만둔지 2∼3년된 선수들을 공개테스트를 통해 선발, 26명으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특히 낮엔 근무를 하고 새벽과 야간엔 훈련을 하는 시스템이어서 이번 성적은 인간승리인 셈이다.
험멜코리아는 덴마크에 본사를 둔 스포츠의류업체의 한국 자회사. 한국에선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덴마크에선 국가대표팀의 공식유니폼으로 지정될 정도로 유명 브랜드다. 올시즌 4개 대학축구대회의 스폰서로 나서는 등 아마축구 발전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즐거운 축구를 하겠습니다."
험멜코리아를 바라보는 축구인들의 시선은 따스하기만 하다.
[신향식 기자 sh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