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라인] '튀는 대표 주자들'의 합방
기사입력 2000년 03월 24일 14시 10분
국가대표팀 숙소인 타워호텔의 119호는 특별한 방이다.
튀는 거라면 당대 최고라고 자부하는 신세대 스타 고종수(22·수원)와 이천수(19·고려대)가 처음으로 묵게 됐다.
이들의 `합방'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X세대 대표주자 고종수는 97년 1월 역대 최연소의 기록(생후 18년4개월)으로 태극마크를 달면서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로 불리웠다. 그라운드에선 선배들을 능가하는 플레이로, 숙소에선 막내답지 않은 당돌한 행동으로 연일 화제를 뿌렸기 때문이다. 선배들 앞에서 주눅이 들기는 커녕 오히려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모습에서 다루기 힘든 선수로 분류됐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N세대 스타 이천수도 만만치 않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밀레니엄 골잡이' 이천수는 고종수와 비슷한 약관(약18년7개월)의 나이에 허정무호에 승선했다. 청소년대표 시절 "국내에는 존경할 만한 선수가 없다"고 말했을 정도로 맹랑하고 겁이 없다. 더욱이 자신의 여자친구 이름이 새겨진 러닝셔츠를 내보이는 파격적인 골세레모니로 고종수의 덤블링 골세레모니를 무색케 하기도 했다.
이들은 소속팀의 경기 일정상 다음주 초에나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합방할 예정이다.
이에 고종수는 "이 참에 막내의 군기를 확실히 잡겠다"고 벼르고 있고 이천수도 이에 뒤질세라 "(고)종수 형의 자리를 꿰찰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맞서고 있다. 이들의 `첫날밤'이 궁금해진다.
[서태원 기자 wak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