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4-5월 최대고비
기사입력 2000년 03월 24일 13시 42분
`4∼5월에 박찬호(27)와 LA 다저스의 2000시즌 운명이 걸렸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시즌 첫 두달 동안 강팀들과 잇달아 격돌, 올 시즌의 성공 여부를 일찌감치 테스트받게 된다.
다저스의 제2선발로 확정된 박찬호는 오는 4월5일(이하 한국시간)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원정 경기로 2000년을 시작한다. 그런데 `5인 선발'로 갈 경우 계속해서 까다로운 팀들과 격돌해 초반부터 고전이 예상된다.
4월은 최악의 스케줄. 새 구단주가 팀을 사들이며 정상 도전을 천명한 몬트리올은 수퍼 스타 블라디비르 게레로(24)가 버티고 있는 등 아주 껄끄러운 팀이다. 박찬호의 두번째 상대는 뉴욕 메츠(4월10일). 거포 마이크 피아자(32)가 이끄는 메츠는 내셔널리그 동부조에서 애틀랜타의 아성에 도전할 정도로 무서운 타선을 보유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라는 켄 그리피 주니어(31)의 신시내티 레즈와 2연전(4월16일, 22일)이 기다리고 있고, 4월 마지막 상대는 최강 애틀랜타(28일)로 숨돌릴 틈이 없다. 게다가 5게임중 4차례가 원정 경기다.
5월도 만만치 않다. 4일 애틀랜타와 다시 맞붙고 10일에는 전년도 서부조 챔피언 애리조나와 원정경기를 펼쳐야한다. 17일에는 새미 소사(32)의 시카고 컵스와 맞서고 22일엔 플로리다, 28일에는 복병 필라델피아와 격돌한다. 5월에도 3게임이 원정이라 박찬호는 초반 10게임중 7번을 적지에서 치르는 불리함까지 안고 있다.
제2선발의 일정이 이러니 팀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4∼5월 총52게임중에 플레이오프 진출이 난망한 팀과의 경기는 단 9차례뿐이다. 24일 시즌 초반 일정을 살핀 박찬호는 "시작부터 정말 힘든 팀들과 만나고 원정도 많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초반에 강팀들을 많이 이겨놓으면 후반에는 쉽지 않겠느냐"며 투지를 보였다. 발동이 늦게 걸리기로 유명한 박찬호의 20승 달성 여부와 다저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기상도가 일찌감치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다.
[LA＝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