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신생팀 SK로 트레이드
기사입력 2000년 03월 24일 01시 20분
해태 양준혁（31）이 신생팀 SK로 트레이드 된다.
SK 강병철 창단감독은 23일 광주에 있는 해태 김응용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양준혁을 현금 트레이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뜻을 전했다. 이에 김감독은 "SK로의 트레이드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방법은 좀 더 연구해보자"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칭스태프간의 `암묵적 동의'보다 양구단의 발빠른 행보가 눈에 띈다. 해태는 최근 SK에 `김원형+현금'을 제시했지만 동의를 얻어내지 못했다. 선수난에 빠진 SK는 원칙적으론 현금트레이드를 원하지만 마지노선으로 최고의 왼손 중간계투 오상민에 10억원대의 거액을 베팅하겠다는 입장이다. 양팀이 세부사항을 놓고 물밑접촉중이지만 가닥은 이미 잡은 상태. 늦어도 이달내로 양준혁은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LG가 뒤늦게 양준혁 트레이드 싸움에 뛰어들었지만 해태는 대의명분과 실익에서 SK의 손을 들어주었다. 당장 LG에 양준혁을 주면 돈이 문제가 아니고 `LG의 강화'를 가져온다. 선수층이 엷은 SK에 양준혁을 넘겨주면 구단간 전력평준화를 통해 프로야구 발전을 꾀할 수 있다.
양준혁의 트레이드설은 올초 선수협 결성 당시부터 가시화됐다. 양준혁이 선수협 집행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 해태구단으로서는 머리가 아팠고, 특히 팀주장 이호성과의 껄끄러운 관계는 팀워크 측면에서 큰 문제였다.
해태가 양준혁을 내놓을 의사를 밝히자 SK는 창단을 공식화하기 전부터 "양준혁같은 간판타자가 절실하다. 양준혁이 타석에 서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큰 부담이 된다"며 영입의사를 수차례 밝혔다. 특히 강병철 감독이 지난 21일 구단사무실을 찾아 안용태 사장에게 "양준혁을 꼭 데려와 달라"고 강력하게 주문해 구단이 발벗고 나서게 됐다.
한편 SK는 23일 창단조건으로 합의한 `각구단 보호선수 23명외 1명씩 지명'을 실시, 지난해 13승을 거둔 두산 투수 강병규를 잡았다. 두산은 이날 보호선수 23명에 선수협 대변인 강병규를 포함시키지 않아 `괘씸죄', `보복성 방출'의 의혹을 샀으며 적지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박재호 기자 jh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