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SK 최인선감독의 깊은뜻
기사입력 2000년 03월 23일 14시 16분
SK 최인선 감독(50)은 올시즌 몇차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결단을 내려 오해를 샀다.
(사례 1) 지난 시즌 종료뒤 현대에서 뛴 재키 존스를 데려오자고 요구했다. 이원재 단장은 "트라이아웃이 있는데 왜 하필 타구단의 선수가 필요하냐"며 불편해했다. 본게임에 들어가자 내외곽 플레이에 능한 존스가 현대에서보다 활용도가 높아 서장훈과 손발이 잘 맞았다.
(사례 2) 지난해말 현주엽과 골드뱅크 조상현을 맞바꿨다. 농구인들은 현주엽이 있을때 점했던 매치업의 우위를 왜 포기했는지 의아해했다. 서장훈조차 "기동성은 나아졌지만 주엽이때보다 파워는 떨어졌다"고 평했다. 어쨌든 트레이드후 현대를 두차례 이겼고 하니발과 황성인도 제자리를 찾았다.
(사례 3) 올 정규리그 직후 두 외국인선수에게 미국에 다녀오도록 5일짜리 휴가를 줬다.
6강팀들이 매일 혈투를 벌이고 있었고 4강에 직행한 1위 현대가 6일부터 곧바로 팀훈련에 들어갔기 때문에 상당히 파격적인(?)인 결정이었던 셈. 주위에선 "가장 중요한 기말고사가 남았는데 방학을 주다니…"라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최감독은 "농구를 직업으로 생각하는 외국인선수들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시간을 때우는 것보다 기분 전환도 할 겸 여러모로 나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그 영향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여동생의 출산도 보고 자기 생일파티도 치른 하니발은 시즌 초반처럼 힘이 넘쳤다. 존스도 꼼꼼하고 성실한 플레이로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떠받쳤다.
온화해 보이는 최감독의 얼굴에 숨어있는 날카로움은 바로 이런 것이다.
[김미연 기자 ibiz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