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쟁탈전 불붙었다
기사입력 2000년 03월 23일 13시 58분
양준혁 스카우트 쟁탈전이 불붙었다.
해태의 인사권자나 다름없는 김응용 감독의 `양준혁 포기' 선언으로 양준혁(30)을 둘러싼 스카우트 전쟁이 막이 올랐다.
맨먼저 반응을 보이고 있는 팀은 올시즌 정상탈환을 벼르는 LG.
지난해 양준혁과 김재현의 맞트레이드에 실패했던 LG는 김감독 발언의 배경을 파악하는 등 구체적인 양준혁 스카우트 작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LG 신교식 단장은 "김감독의 말이 사실이라면 조만간 구단간 접촉을 하겠다"면서 "다른 구단에 밀린다는 소리를 듣지 않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다만 `10승대 투수+현금'을 제시한 김감독의 트레이드 방법에 대해선 난색을 표명했다. 10승대 투수라면 손 혁과 최향남이지만 어느 누구도 내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금트레이드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단순히 현금트레이드라면 15억원 이상의 배팅도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LG만큼이나 신생팀 SK도 몸이 달았다.
SK는 쌍방울 선수들과 각 구단으로부터 보호선수 23명외 1명을 양도받지만 올시즌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선 현실적으로 양준혁과 같은 대형타자가 필요하다. 선수협 파동이 한창이던 지난달 은근슬쩍 양준혁 영입설을 흘린데서도 SK의 애타는 심정을 읽을 수 있다.
방법론에 대해선 LG와 같은 입장. 해태의 구미에 맞는 투수로는 김원형밖에 없어 현금트레이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도 여차하면 달겨들 태세다. 투수력이 풍부해 김감독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지만 양준혁이 선수협을 주동했다는 것이 걸림돌로 작용, LG SK에 비해 한발 물러선 형국이다. 그러나 구단 운영자금이 필요한 해태가 현금트레이드 움직임을 보이면 지체없이 양준혁 쟁탈전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권정식 기자 jsk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