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꼭대기서 피로를 풀자'
기사입력 2000년 03월 23일 13시 37분
`한국의 심장' 서울. 그 빌딩 숲에서 1000만 명의 시민들이 치열하게 살아간다. 삶의 고단함을 잊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더 높은 곳에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 남산 서울타워나 63빌딩 전망대가 바로 그런 곳이다. 이곳에선 관악산에서 도봉산까지, 수락산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탁 트인 전망이 가슴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남산 서울타워
지난 21일 오후 4시쯤. 할머니와 손녀가 손을 잡고, 젊은 엄마는 아기를 업고 나란히 산책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손녀에게 `남산사랑 산불조심'이라고 쓰인 플래카드에 그려진 사슴을 가리키며 `이건 엄마, 이건 아기' 하고 설명해 준다.
솜사탕을 든 꼬마, 사진을 찍는 가족들 모두 즐거운 표정. 서울타워 전망대까지 가는 길이 마치 봄소풍같다. 남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이처럼 남산은 서울 시민의 소중한 쉼터. 주말이면 지방에서 올라온 관광객, 외국인까지 모여들어 북적거린다. 자연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정상에는 최고 명물인 서울타워가 우뚝 서 있다. 서울 시내를 조망하는데 최고다. 해발 480m 전망대에서 거대 도시 서울을 바라보는 맛이 일품이다. 거대한 빌딩이나 아파트조차 손톱만큼 작아 보인다. 맑은 날이면 개성 송악산, 서해바다까지 볼 수 있다.
전망대 위쪽엔 360도 회전식 레스토랑이 있다. 가운데 주방을 중심으로, 둥근 실내가 40분에 한 바퀴 도는 특이한 구조. 테이블에 앉아 서울 전경을 바라보며 차나 가벼운 식사를 할 수 있다.
이곳은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이 찾는다. 초등학교 1학년, 유치원생 자녀와 함께 온 자영업자 송인서씨(38·서울 마장동)는 "틈이 날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찾는데 기분 전환에 아주 좋다. 전망대에서 시내를 내려다 보면 피로가 싹 가신다"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남산공원은 서울타워 외에도 팔각정과 옛 성터, 식물원, 안중근의사기념관, 국립극장 등 문화명소도 함께 품고 있다.
◆63빌딩 전망대
60층 전망대까지 초고속 투명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서울타워보다 푸른 한강을 자세히 볼 수 있는 게 매력이다. 맑은 날이면 인천 앞바다도 보인다. 지하 1층의 수족관은 희귀한 해양생물의 보고. 동물쇼는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아이맥스 영화관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종로타워, 두산타워
두 곳은 세련된 분위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종로타워에선 33층의 카페 `탑클라우드'의 대형 통유리를 통해 도심을 조망할 수 있다. 두산타워 가면,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리는 경기를 공짜로 구경할 수 있다. 이밖에 워커힐호텔, 하얏트호텔, 프라자호텔도 전망대 기능을 갖춰 인기가 높다.
[임정식기자 d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