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 나이트] 힘센 남자 원하는 나라
기사입력 2000년 03월 23일 13시 37분
`색정남녀'라는 재미있는 외화 야그를 했으니, 오늘은 우리나라 영화 한편을 보자.
어눌하고 소심한 은행원. 실적도 저조한데다 하루걸러 지각이니 누가 좋아하겠는가！
부지점장의 질책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에게는 괴롭힘으로만 보이는 모양이다. 그는 힘있는 남자가 되려고 한다. 그가 택한 것은 반칙만을 일삼는 프로 레슬러.
그는 엉뚱한 쪽으로 힘있는 남자, `반칙왕'이 된다.
이 땅은 늘 남자들에게 힘을 요구한다. 근세 역사가 증명한다.
★ 1940년대→ 땅농사건 자식농사건 잘 지어야 했다. (힘 좋은 남자가 절대 필요！)
★ 1950년대→ 6．25 때 공산당들과 싸워야 했고, 전후 복구를 해야 했다. (힘 쓰는 남자 필요！)
★ 1960년대→ 배워야 산다. 교육붐이 일었다. (힘 있는 남자 필요！)
★ 1970년대→ 새마을 운동. 땅을 파고 공장을 세웠다. (힘 많은 남자 필요！)
★ 1980년대→ 광주 민주화 운동, 삼청 교육대, 사회운동, 올림픽 운동. (운동 잘하는 힘 펴는 남자 필요！)
★ 1990년대→ 외국으로 출근했다가 외국으로 퇴근, 국내로 출장 오는 세계화 시대. (힘 남는 남자 필요！)
★ 2000년대→ IMF 극복하느라 힘을 다 써 버렸다. 그러나 인터넷, 영어, 축구(2002년 대비), 골프는 기본, `원조교제'도 해야 남의 축에 빠지지 않는다. (새로운 힘이 늘 팍팍~ 솟는 남자！)
아, 이 땅에서 남자로 살기는 너무 힘들다.
[작가/유머코디네이터 jefa3189@chollian.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