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최강 뉴욕 사냥
기사입력 2000년 03월 23일 12시 21분
`최후의 심판'.
`야생마' 이상훈(29．보스턴)이 24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 26일 필라델피아와의 원정 시범경기에 잇달아 구원 등판, 운명의 시험대에 오른다. 이 두경기의 투구 내용에 따라 개막전 등판 여부와 시즌 중의 쓰임새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이상훈으로선 올 스프링캠프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보스턴은 다음달 5일의 메이저리그 개막전 엔트리(25명)를 추려가고 있는 상태. 다음달 1일 비행기 이동을 해야하는 애리조나와의 마지막 시범경기에 앞서 메이저 캠프 잔류 인원을 대폭 줄일 것으로 보여 이상훈으로서는 이번 두경기에서 강인한 인상을 심어줘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23일 현재 보스턴 메이저 캠프에는 41명이 남아있다.
특히 탬파의 레전드필드에서 열리는 뉴욕 양키스전 등판의 의미는 더없이 크다. 뉴욕 양키스는 98,99시즌에 연속해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미국프로야구 최고의 명문구단.
"보스턴은 양키스를 잡기 위해 좌완 이상훈을 거액에 영입했다"는 말이 현지 언론을 통해 나돌 정도로 이상훈이 승부의 키를 쥐고 있다. 보스턴의 `영원한 앙숙' 양키스는 티노 마르티네스, 폴 오닐 등 막강 왼손타자를 앞세워 최근 10여년간 변변한 왼손투수가 없는 보스턴의 발목을 고비마다 잡아왔다.
이상훈은 지난 9일 양키스와의 첫 등판에서 1⅓이닝동안 삼진 3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상대한 타자들이 모두 마이너리그급이라 정확한 비교가 되지 못했다.
캠프 초반 곧잘 장타를 허용하던 모습을 씻고, 갈수록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 이상훈은 23일 "이제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스타일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히는 등 한결 자신감을 찾은 모습이다.
이상훈은 23일 현재 시범경기 8게임에 출전, 1승1패에 방어율 5.59를 기록중이다.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김우석 특파원 kwooseok＠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