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잘나가다 무너진 정명원
기사입력 2000년 03월 23일 00시 28분
'도깨비 방망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현대 선발 정명원의 스타트는 편안했다. 1회말 시작하자마자 두산 1번 김민호와 2번 장원진을 범타처리해 간단히 아웃카운트 2개를 채웠으니까. `마'가 낀 것은 3번 우즈 타석.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에 우즈가 배트를 돌렸다. 빗맞은 공은 하늘로 솟았는데, `아뿔싸' 동강난 방망이가 맹렬히 3루수 퀸란을 향해 날았다. 깜짝 놀란 퀸란이 방망이를 피한뒤 다시 타구를 쫓자니 한발 늦을수 밖에. 높이 뜬 타구는 포수와 3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평범한 내야플라이성. 그러나 `날으는 방망이'에 겁벅은 3루수가 낙하지점에 미치지 못해 행운의 내야안타가 됐다.
2사후에 운이 달아나면 꼭 소나기를 맞는 법. 정명원은 이후 사구와 연속안타로 무너지며 2실점한뒤 2회에는 무사에서 2점홈런 포함 5연타수 안타를 두들겨맞았다.
악몽의 시작은 틀림없이 `방망이 사건'이었다.
[마산＝이승민 기자 cjminn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