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다시 불붙은 삼성-한화 '색깔 논쟁'
기사입력 2000년 03월 23일 00시 28분
"빨간색만 보면 힘이 빠진다."(삼성)
"파란색이 입맛을 돋군다."(한화)
삼성과 한화가 맞붙은 22일 대구구장에서 `색깔논쟁'이 불붙었다.
붉은색 유니폼의 한화선수들은 "삼성만 만나면 없던 힘도 솟는다"고 의기양양했고, 유니폼이 파란색인 삼성선수들은 "올해는 반드시 `레드컴플렉스'를 씻어내자"며 결의를 다졌다.
양팀의 `색깔논쟁'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매직리그로 대구에서 벌어진 시즌 개막전에서 한화가 3연전을 싹쓸이 한뒤로 묘한 `천적관계'가 생겼다.
삼성은 신바람을 내다가도 한화를 만나면 고개를 움추렸고, 한화는 어깨가 축 쳐졌다가도 대구에 오면 기운이 펄펄 났다. 삼성이 매직리그 팀간 전적에서 8승12패로 유일하게 뒤진 팀도 한화.
삼성은 올해는 다르다고 큰소리쳤다. 한화가 정민철 송진우 이상목 등 선발 3명이 해외진출과 부상으로 마운드 공백이 생긴 반면 삼성은 초대형 자유계약선수(FA)인 이강철 김동수와 메이저리그 타격왕 출신 프랑코의 가세로 힘이 더 붙었기 때문.
장외 신경전이 치열했던 양팀의 2연전은 장군멍군.
시범경기 초반 가공할 폭발력을 자랑하던 삼성은 1차전서 5안타로 묶이면서 4대8로 패배, `레드컴플렉스'를 실감했다. 그러나 2차전에선 특유의 공격력을 앞세워 13대8로 역전승 했다.
`레드컴플렉스'를 씻고 싶은 삼성이나 `천적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한화. 양팀의 `색깔논쟁'은 올시즌 또다른 흥미거리가 될 것 같다.
[대구＝권정식 기자 jsk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