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조훈현 유창혁 서봉수 `빅 4'체제 흔들
기사입력 2000년 03월 22일 14시 38분
새 천년 바둑계에 `지각 대변동'이 일고 있다.
수년간 굳건한 성을 쌓아왔던 이창호@조훈현@유창혁@서봉수(이상 9단)의 `빅 4'체제가 뉴 밀레니엄으로 접어들자 마자 흔들리고 있는 것.
그 붕괴의 조짐은 제43기 국수전에서 나타났다.
1월 도전자 결정전에서 `세계 1위' 이창호 9단이 루이 나이웨이 9단에게 무너지더니 2월 21일 최종 결승 3국에서는 `바둑 황제'조훈현 9단이 역시 루이 9단에 백 불계패를 당해 통산 15번이나 차지했던 국수위 타이틀을 내주고 말았다.
386세대의 대표주자 최규병 9단은 3월 16일의 제1기 맥심배 입신연승 최강전 결승 3국에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 유창혁 9단에 284수만에 백 2집반승을 따내 국내 기사로는 11년만에 `빅 4'를 누르고 타이틀을 획득했다.
얼굴에 아직 앳된 기가 가시지 않는 `명가의 후예' 이성재 5단(23)은 3월 9일 018배 패왕전 도전 1국에서 조훈현 9단을 139수만에 흑 불계승으로 꺾어 생애 첫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있다.
3월 6일 열린 KBS 바둑왕전 본선 12국에서는 `여자 유창혁' 박지은 2단(17)이 조훈현 9단과 242수까지 가는 대접전끝에 백 불계승을 거두는 파란을 일으켰다.
유창혁 9단(LG 정유배 프로기전)과 서봉수 9단(배달왕 기전)은 각각 타이틀 한개씩만 보유하는 부진을 보이고 있다.
새해 1/4분기를 뒤흔든 돌풍의 중심에는 루이 9단이 자리잡고 있다.
초반 두텁게 판을 짠뒤 곧바로 상대를 물고 늘어져 승부를 결정짓는 루이 9단의 남성적인 파워 바둑에 세계 톱 랭커들이 무너지고 있는 것.
박지은, 조혜연(15) 두 2단은 루이의 회오리바람을 타고 여류 바둑의 한계를 깨는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은 이창호@조훈현의 아성이 무너졌다고 볼수 없지만 시즌 초반 `판도 대변화'는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음이 분명하다.
[김수인 기자 victori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