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퀸란, 확실한 3루수비
기사입력 2000년 03월 22일 14시 22분
처음엔 걱정을 많이 들었다.
글러브를 끼면 잘 움직이는데 배트를 들고는 영 동작이 굼떴다. 수비서 해주는 만큼만 기대하자고 욕심을 접는 구단식구들이 하나둘씩 늘어가던 참이다.
그러나 현대 3루수 톰 퀸란(30)은 시범경기 들어 유니콘스 타선서 가장 잘 친다. 21일 현재까지 24타수 8안타(0.333). 21일 마산 두산전에서는 홈런 한방을 때려내 시들한 타선으로 풀죽었던 현대 덕아웃에 미소를 안겼다.
차근차근 좋아지고 있다. 큰 욕심없이 툭툭 맞히는 스윙이 천천히 위력을 발휘한다.
국내 투수들의 공이 눈에 설은지 시범경기 초반엔 우두커니 서서 당하는 삼진이 많았다. 여전히 삼진이 많은 편이지만 배트가 나가는 공의 범위가 한결 늘었다.
말수가 적고 성실한 퀸란은 타격코치의 조언을 잘따른다. 외국인선수들 대부분에게 특별훈련과 야간훈련은 어림없지만 퀸란은 될수록 팀 동료들의 훈련량을 따라간다.
`열성파' 김용달타격코치는 퀸란의 `거북이 적응'에 적잖이 답답해했다. 줄기차게 타석에서의 나쁜 습관을 꼬집고, 스윙이 늦다고 마냥 채근. 그러나 요즘은 그의 등을 더 많이 두드려준다.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은 꼭 성과를 얻는다"고 다시 한번 확인해준 선수다.
다른팀의 화려한 `수입거포'들에 비하면 아직은 소박한 활약. 그러나 부드러운 수비로 내야의 중심을 잡고, 타선의 뒷심으로 조용히 믿음을 쌓아가고 있는 퀸란의 살림꾼 활약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마산＝이승민 기자 cjminn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