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김상훈, 만점 붙박이 포수
기사입력 2000년 03월 22일 14시 22분
해태의 안방마님도 세대교체의 격랑에 휩싸였다.
새내기 김상훈(23)이 선수보는 눈이 높기로 정평이 난 김응용 감독의 합격점을 받은 것.
가뜩이나 에이스 이대진과 `잠수함' 박충식이 부상에 선수협 활동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터라 해태는 안방마님의 어깨가 그 만큼 무겁다. 안방마님이라도 든든해야 선발 투수진조차 확정하지 못할 만큼 허약한 마운드를 보완할 수 있다는 게 김감독의 의중이다.
이번 시범경기는 김상훈과 그동안 붙박이 포수로 활약해온 최해식의 서바이벌 게임장이었다. 둘은 번갈아가며 주전으로 출전했고 실수라도 하는 순간엔 가차없이 덕아웃에서 불호령이 떨어졌다.
일단 김상훈의 완승. 21일 현재 모든 시범경기에 마스크를 쓴 김상훈은 4할5푼5리(11타수 5안타)의 타율을 기록하며 공격력에서 코끼리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지난해까지 최해식의 변변찮은 타격에 미간을 찡그렸던 김감독은 김상훈이 옹골찬 방망이를 선보이자 "고놈 참 기특하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또 21일 LG전서는 완봉패 직전의 위기상황에서 김상훈이 담장을 넘겨버리자 표정관리에 애를 먹기도 했다.
지난 2월 고려대를 졸업하고 계약금 1억3000만원에 해태 유니폼을 입은 김상훈은 지난 96년에 일찌감치 해태의 우선지명을 받은 선수. "아직 투수 리드나 블로킹 능력 등은 다듬어야 할 구석이 많지만 출전경험을 꾸준히 쌓아간다면 대물감이 틀림없다"는 게 장채근 배터리 코치의 자랑이다.
[광주＝류성옥 기자 watchdo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