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SK '유니폼 입기 정말 힘드네'
기사입력 2000년 03월 22일 14시 22분
`꼬인다. 꼬여.'
요즘 신생팀 SK구단 직원들에게 두통은 돌림병이다. 지난달 16일 정식으로 창단준비팀을 꾸린지 한달여. 그동안 연고지와 선수수급방안을 놓고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와 한달 넘게 허송세월만 보냈다. 월급쟁이가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지키다보니 마음은 `가시방석'.
비로소 지난 20일 `와이번스(비룡．飛龍)'라는 팀명칭과 강병철 창단감독을 발표하며 오는 25일부터 시범경기에 참여한다고 기세좋게 공표했으나 하루만에 `시범경기 불참'으로 본의 아닌 식언을 하게 됐다.
법정퇴출을 놓고 쌍방울과 KBO가 법적대응 불사를 외치면서 대립, 선수단 양도가 28일 이후로 늦춰졌다.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초 스피드죠." 모기업 SK텔레콤의 광고카피에 나오는 `스피드'처럼 팀명칭 로고 CI를 뚝딱 해치웠지만 이젠 유니폼문제가 SK를 가로막은 복병. 아직 쌍방울의 법정퇴출이 확정되지 않아 선수들은 어디까지나 쌍방울소속. 23일쯤 나올 짱짱한 새 유니폼. 마음같아선 당장 입히고 싶지만 차후 발생될지도 모를 쌍방울과의 법적인 문제가 꺼림칙하다. 오는 25∼26일로 예정된 삼성과의 전주 연습경기서 선수들은 쌍방울유니폼을 입는다. 강병철감독도 덕아웃에 앉지 못하고 사복차림으로 며칠후면 `내 새끼'처럼 여길 선수들을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한다.
우여곡절끝에 따낸 인천 홈구장 역시 쌍방울문제가 해결될때까지 선수단은 출입금지다. 다음달 7일 홈개막전에 맞춰 빗자루질이나 열심히 할수 밖에－.
[박재호 기자 jh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