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 '벼랑끝 팀 구한다'
기사입력 2000년 03월 21일 14시 34분
`연패는 내 손으로 끊는다.'
삼성 공격의 시작 주희정(23)이 기사회생에 앞장선다.
정규리그 3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나가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위인 기아를 3승1패로 잠재우고 4강 플레이오프에서 2위 SK와 맞서고 있는 삼성은 2연패로 벼랑 끝에 섰다.
이제 한번만 더 지면 올 시즌에 마침표를 찍고 TV 중계로 챔피언시리즈를 구경해야 하는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정규리그에서 2승3패, 5경기 총 득점 400대408에서 알 수 있듯 삼성은 SK에 3연패로 허무하게 주저앉을 팀이 아니다.
굳이 원인을 찾자면 6강 플레이오프에서 힘을 너무 뺐다는 점이 삼성의 최대 약점이다.
그러나 속사정을 살펴보면 또다른 원인이 있다.
바로 포인트가드 주희정의 부상이다.
공격의 매듭을 풀어야 하는 역할을 맡은 주희정은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기아 와센버그의 발을 밟아 오른쪽 발목의 인대가 다쳐 부산 2경기에 결장했다.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지 못한 주희정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스포츠과학지원실에서 안병철 원장의 치료를 받으며 재활트레이닝에 열중했다.
주희정의 희망대로 삼성은 4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몸은 정상은 아니다.
당초 삼성 김동광 감독은 기아에 강한 강 혁으로 6강전을 치르고 4강전에는 빠른 발로 SK 수비진을 휘저을 수 있는 주희정에 4강전을 맡길 계획이었다.
아직 몸이 성치 않은 주희정을 2차전에 아예 스타팅멤버로 기용한 것도 김감독의 믿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발목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주희정은 2차전에서도 3어시스트, 5득점, 리바운드 2개로 매우 부진했으나 연패막이에 서광을 보여줬다. 트레이드마크인 빠른 발로 문경은 싱글턴 헌터 등 주포에 `퀵서비스'로 볼배급을 해줬으나 슛 성공률이 워낙 떨어졌고, 리바운드마저 열세여서 83대97로 졌을 뿐이다.
3차전을 이틀을 더 쉰 뒤 열린다. 가을 햇볕에 하루가 다르게 곡식이 여물듯 22일 수원경기까지 주희정은 보약보다 좋은 휴식과 치료로 컨디션을 되찾게 된다.
주희정이 2패 뒤 첫 승의 선봉장으로 자처하고 나선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김승우 기자 sw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