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규 '넘치는 인복'
기사입력 2000년 03월 21일 14시 34분
프로야구 선수협의회의 `빅마우스' 강병규(28．두산)는 참 `인덕'도 많다.
선수협 사태가 해결되고 이제 막 훈련에 몰입해야 할 시기. 기다렸다는듯 천군만마의 손길이 쑥 나타났다.
평소 형님-아우 하던 서울 역삼동 `예한의원'의 이응세 원장이 "선수협 활동으로 뒤처진 몸을 최대한 빨리 원상복구할 수 있도록 책임지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사실 강병규는 두달 남짓한 선수협 사태로 야구할 때만큼이나 체력을 소모했다. 한밤중이고 새벽이고 시도 때도 없이 모임을 가졌고, 똑같은 말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달달 외었다. 하루종일 귀에 달고 산 휴대폰은 나중엔 뜨끈뜨끈 달아올랐다.
요즘 강병규는 특급호텔급 시설의 한의원에서 심신을 재충전하고 있다. 피를 맑게 해준다는 레이저침 시술을 받고 나면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은 방에서 30분간 명상을 한다. 온갖 약재를 훈증시킨 약사우나에 들어가 스트레칭을 하면 날아가는 기분. 병원에서 지어준 생식 가루와 체질개선 한약을 그저 몸에 좋겠거니 하고 부지런히 털어넣는다.
이원장은 자매병원인 `예치과'에 부탁해 강병규에게 무료로 마우스피스도 맞춰줬다.
`인덕'은 병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 디자이너 앙드레김으로부터 전화를 한통 받았다. "TV에서 봤는데 정말 파∼워풀한 이미지였다. 강선수에게 잘 어울릴 옷이 있으니 하얏트호텔 패션쇼에 초대하고 싶다"는 내용. 물론 "지금은 때가 아니다"며 정중히 거절했지만 괜시리 우쭐해졌다.
주위에서 호감을 갖고 밀어주려는 사람이 많다. 이제 본업인 야구에 진짜로 신경 써야할 때다.
[박진형 기자 ji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