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소재 발굴…MBC '눈으로 말해요'
기사입력 2000년 03월 20일 14시 26분
MBC TV 드라마 `눈으로 말해요(극본 오영숙 민효정, 연출 안판석)'가 19일 드디어 첫 선을 보였다.
`사랑밖에 난 몰라'로부터 바통을 물려받은 안판석 PD가 선풍적 인기를 모은 `짝'에 이어 2년만에 MBC TV의 일요일 아침을 책임지게 돼 타 방송사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던 터.
출발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보통의 주말 아침극과 달리 가족보다 직장내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오밀조밀한 구성을 펼쳐 50분간 시청자들을 유쾌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약간은 덜떨어진 모습으로 훌륭하게 코믹 연기 변신을 한 감우성, 자신의 본 모습과 별 차이가 없어서인지 제 물을 만난 듯 드라마 분위기를 띄우는 전혜진, 새로 나타나는 남자마다 `넥타이 코디가 참 멋지네요…'라고 꼬리치는 역을 천연덕스럽게 해낸 이아현 등 등장인물의 연기에 감칠맛이 흘렀다.
시작은 산뜻했지만 이 드라마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해야한다. 우선 배경자체가 `짝'의 스튜디어스나, KBS TV `여비서'의 비서 세계처럼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할 소재가 못된다. 게다가 드라마의 인기 가도에 탄력을 줄 스타급 연기자로 `사랑해 당신을'의 히어로 감우성을 제외하곤 특별히 드러나는 인물이 없다.
따라서 이 드라마의 성공 해법은 딱 하나다. PD와 작가가 제1회 분처럼 부지런히 머리를 굴리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발굴해낸 신선한 에피소드를 드라마에 접목하고, 흥미진진한 상황 설정을 해내 일요일 아침 눈비비고 TV를 켜는 시청자들에게 인이 박히게(?) 하는 멀고도 힘든 길을 가야한다.
안PD의 역량이나, 신예 오영숙 민효정 작가의 참신함이라면 상황은 비관적이지도 낙관적이지도 않아 보인다.
`눈으로 말해요'가 방송국 지상의 명제인 `시청률 시험'을 어떻게 극복할지, 무척 궁금해진다.
[신남수 기자 del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