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총수 이름 딴 도메인, 경매사이트 올라 눈길
기사입력 2000년 03월 20일 14시 26분
문자로 된 인터넷 주소가 도메인(Domain), 무단 거주자나 불법 점거자를 뜻하는 말이 스쿼터(Squatter). 유명 브랜드나 고유명사로 된 인터넷 주소를 선점하고 있다가 이를 고가에 되파는 도메인 사냥꾼들이 바로 `도메인 스쿼터'다. 인터넷 산업이 호황을 맞음에 따라 생겨난 신종 직업으로, 이들로 인해 요즘 몇가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최근 삼성그룹 이건희회장의 이름을 딴 이건희닷컴(www.leekunhee.com)과 이건희닷넷(www.leekunhee.net)이 국내 최대의 경매업체 옥션과 세계적인 경매업체 e베이, 도메인경매업체 그레이트도메인, 한국 경매업체 아이사구팔구 등에 매물로 올라왔다. 미국 뉴저지에 사는 한국교민으로 추측되는 케네스 김이라는 인물이 소유주. 한국 사이트에서는 8000만원에, 해외 사이트에는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에 내놓았다. 현재 이건희닷컴과 닷넷은 별 다른 쓰임새없이 이름만 걸려있는 상태다.
CEO들 사이에서는 요즘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드는게 유행.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이건희회장의 도메인도 선점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거래 내용은 없다. 여기에 이건희회장의 개인 홈페이지(www.leekunhee.pe.kr)는 이미 만들어진 상태라 삼성쪽에서 큰 흥미를 느낄지도 미지수다.
얼마전에는 `www.OECD.com'(경제협력개발기구)이라는 도메인을 둘러싸고 해프닝이 벌어졌다. 최초에 OECD를 가지고 있던 A라는 사람은 작년 12월 B씨에게 10만원을 받고 이를 넘겨줬다. B씨는 곧바로 야후경매에 올려 C씨에게 150만원에 되팔았다. 그러나 OECD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최근 등록이 취소된 가등록 사이트. 이처럼 OECD가 공중에 떠버리자 D라는 사람이 재빠르게 OECD를 정식으로 등록해버렸다. 마지막에 150만원을 주고 도메인을 사들인 C씨만 손해를 본 것. 그래서 C씨는 도메인 전문등록 사이트인 www.kdns.com의 게시판에 이러한 사정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이 OECD를 사지 말 것을 경고하는 글까지 올렸다. 앞으로 도메인을 사는 사람은 도메인 등록 사이트에서 반드시 지불 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밖에도 `413vote.co.kr'이나 `413vote.com' 등 총선에 관련된 도메인이 중개사이트에 매물로 올라와 있으며, `tax.co.kr'(세금)은 지난달 인터넷 세무상담업체에 2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전동희 기자 cance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