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이러쿵 저러쿵] 최진영 가명 닉키 탄생배경
기사입력 2000년 03월 19일 15시 45분
"아나타와 오겡키데스카? 와타시와 겡키데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의 명대사로 연인들 사이에서 유행한 말이다.
`이츠키'라는 동명이인의 해프닝을 통해 감성적인 사랑을 아름답게 그렸는데, 요즘 톱스타 최진실의 남동생 최진영 역시 같은 이름 때문에 행복한 해프닝(?)에 휩싸여 있다. 그것도 누나인 최진실이 키우는 개의 이름과 똑같아서 말이다.
물론 최진실과 그의 가족의 장난(?)에서 비롯되는 일들이지만 상황은 이렇다.
최진실을 비롯한 그의 가족들이 `닉키'라고 소리를 지르면 네 발 달린 개가 귀를 쫑긋거리고 같은 이름을 가진 최진영 역시 사람이랍시고 "왜?"라고 부른다.
그러면 최진실은 "너, 말고 닉키 밥주려고 부른 거야"라고 하거나, "아니, 너 말고 우리 동생 닉키를 부른거란다. 아휴, 귀엽지"라고 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조금 짜증이 날 법도 한데 최진영은 오히려 행복하다. 5년 이상 가수가 되기 위해 투자한 세월과 노력을 `닉키'라는 가명 하나로 모두 보상받았기 때문이다.
`닉키'라는 가명은 연막전술을 통해 탄생한 `스카이'에서 그의 이름.
이번 앨범을 기획한 음반기획자는 강민. 김정민, 안재욱 등 내로라 하는 가수들의 음반을 기획한 되는 실력파다.
그의 `강민'이라는 이름 역시 `별은 내 가슴에'에서 등장한 안재욱의 극중 이름으로 차용된 바가 있다. 어쨌든 이번 앨범은 그의 작품인데, 가수에 대한 일체의 정보를 알리지 않은 채 뮤직비디오를 공개 인기몰이에 나서는 홍보전략 역시 그의 아이디어다.
더욱 노래를 부른 가수가 최진영, 그것도 톱스타 최진실의 동생으로 전국민이 모두 알고 있는 터라 `신비화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하루는 음반기획자 강민이 한 언론사에 들렀다고 한다.
`스카이'라는 이름만 공개하기로 했는데 가요 담당 기자의 질문이 더욱 집요해졌다.
"스카이가 사람 이름이냐? 그룹 이름이지. 얼굴은 나중에 공개한다 해도 일단 멤버의 이름은 있어야 기사화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말에 강민은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지만 "노래를 부른 사람이 최진영이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없었다.
갑작스럽게 가명을 하나 지어야만 했는데 바로 그 이름이 `닉키'였다.
바로 최진영의 누나인 최진실과 밥도 함께 먹고, 침대로 함께 쓰는 최고의 견공 `닉키'.
그렇게 해서 대기만성형으로 스타의 자리에 오른 최진영이라는 이름 대신 집에서 키우는 개이름이 붙게 된 것.
그런데, 아직도 소년 같은 감성(?)을 지니고 있는 강민이 몇 년 전 최진실에게 선물한 두 마리 개중 한 마리의 이름이 `닉키'라고 한다.
글:이문성[영화기획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