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MVP보다 팀 우승이 먼저'
기사입력 2000년 03월 19일 14시 25분
프로농구 전문가들은 올 플레이오프에서 MVP로 누구를 예상할까.
아직 한경기씩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조심스럽게 현대 특급 포인트가드 이상민(28．1m82)을 거론한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을 줄 안다는 얘기다. 지난해까지 2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에 오른 전력 하나로도 이상민이 포스트시즌 최우수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상민은 17일 SBS와의 대전 홈 4강 플레이오프 첫판서 그 사실을 입증했다.
큰 경기에 유독 강한 그의 체질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국내 프로농구 최고의 코트비전을 가진 이상민은 현대의 강력한 무기인 속공을 진두지휘하며 SBS의 얼을 빼놓았다.
노룩패스, 비하인드백패스 등 고난도 기술을 거침없이 구사하며 29분간 코트를 종횡무진한 이상민은 포스트시즌 한경기 신기록인 15어시스트(7득점)를 기록하는 수확도 올렸다.
그러나 이상민은 주위의 MVP 기대에 대해 "팀의 3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으뜸"이라고 잘라 말한다.
동료들과 힘을 합쳐 팀을 정상에 올려놓으면 플레이오프 MVP 타이틀도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겠냐는 것.
상복 많은 이상민이지만 아직 플레이오프서는 MVP에 오른 적은 없다.
97∼98시즌 포스트시즌서 팀을 첫 우승에 이끌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준우승팀 기아 허 재(현 삼보)의 부상투혼에 밀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MVP 동시석권에는 실패했다.
올시즌 발목부상으로 3연속 정규리그 MVP 등극을 놓친 이상민은 포스트시즌 최우수선수에 올라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통합, 사상 첫 3연속 MVP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대전＝이백일 기자 maver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