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현, 한화전 성공데뷔
기사입력 2000년 03월 19일 12시 42분
`데뷔전'은 대성공이었다.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직구 최고구속은 140㎞로 컨트롤 투수 치고는 충분했고, 무엇보다 볼끝이 좋았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힘있게 꿈틀거리며 변해 좀처럼 방망이 한가운데 맞히기가 힘들었다.
로마이어에게 단타와 2루타로 몰린 이유를 묻자 대답이 여유작작이다.
"작년이나 재작년 같았으면 그런거 그냥 넘어가 버려요. 제대로 걸렸다 싶었는데도 2루타밖에 안되는걸 보고 볼끝에 힘이 있구나 생각했지요."
투구수가 턱없이 적은건 전성기때의 특징 그대로였다. 컨트롤이 워낙 좋아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고 몰아붙이기 때문에 타자들은 여유있게 기다릴 수가 없었다. 이날도 4회, 혹은 공 70개까지만 던지고 내려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5회를 꽉 채우고도 던진 공은 고작 64개. 5회라면 애버리지 80개, 제구력이 없거나 승부구가 약한 투수의 경우 100개를 넘기는 것도 다반사다.
가끔씩 한가운데로 몰리는 실투는 첫등판이라는 증거. 조계현은 남은 시범경기에서 `이기는 기억'을 온전히 되찾고 시즌을 맞으려 한다.
[박진형 기자 ji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