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투런포함 4타수 4안타
기사입력 2000년 03월 18일 00시 38분
`인상이 인생을 바꾼다'는 말은 두산 정수근에게 어울린다.
언제 봐도 싱글싱글 웃고 다니는 얼굴. 그러니 좋은 일이 안 생길 수가 없다.
시범경기 1차전 5타수 무안타의 부진을 깨끗이 만회하는 4타수 4안타 2타점의 맹타.
1회초 해태 선발 최상덕의 초구를 오른쪽 담장에 꽂아놓고 다이아몬드를 돌 때는 좋기도 했지만 쑥스러워서 홈인할 때까지 히죽히죽 웃었다.
지난해 난생 처음 3할(0.325)을 때린 뒤부터 정수근의 가장 큰 무기는 자신감이다.
홈런을 포함해 안타 3개가 초구를 공략한 것이고 한개는 볼카운트 0－2에서 3구째에 방망이가 나갔다. 자신감이 딱 받치고 있으니 미적미적 오래 두고볼 이유가 없다.
백스윙때 오른쪽 어깨가 따라들어가 몸쪽 공에 약했던 단점을 교정해 이제 몸쪽도 주저할 필요가 없다.
전매특허인 빠른 발은 방망이만큼 돌아주지 못했다. 2게임에서 아직 훔치는 짜릿한 맛을 못봤다. 정수근은 "왜 안 뛰냐?"는 질문에 "시범경기라 굳이 필요성을 못 느끼는데다 아직은 땅이 얼어 있어 발목 돌아가기 십상"이라며 애교있는 웃음으로 슬쩍 피해간다.
－홈런까지 치며 맹타를 휘둘렀는데.
▲우익수 플라이로 잡히는줄 알았는데 담장을 넘어가는 바람에 처음부터 힘이 솟았다. 내가 홈런 칠 때마다 다들 1년치 다 했다고 놀리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바뀐 타격폼에 이제 완전히 적응한 것 같다.
－도루왕 3연패의 가능성은.
▲사실 오늘도 도루를 두차례 시도했지만 스타트를 놓치는 바람에 뛰지 못했다. 상대 투수들의 투구폼을 대부분 다 꿰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도루를 70개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광주＝박진형 기자 ji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