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좌타자 공략 3가지 열쇠
기사입력 2000년 03월 17일 14시 48분
`마지막 남은 장애물은 좌타자 공략법 터득.'
`코리안 특급' 박찬호(27．LA다저스)가 3번째 시범 경기에 등판하며 확연히 안정세를 찾는 가운데 왼손 타자들에 대한 약점이 여전히 노출되고 있다.
3번의 경기에서 박찬호는 26명의 좌타자들을 상대했는데 무려 10개의 안타에 2홈런, 사구 3개, 삼진 4개로 피안타율이 4할3푼5리에 출루율 50%를 기록하고 있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1할5리인 것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크다.
지난시즌 박찬호가 고전한 것도 좌타자들을 공략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좌타자들에게 3할5푼8리를 허용해 내셔널리그 최악이었고, 홈런도 31개중 18개를 좌타자에게 맞았다. 상대한 좌타자는 344명으로 410명의 우타자보다 오히려 적었다.
98년까지만해도 박찬호의 좌타자 상대 성적은 수준급이었다. 97년 좌타자 피안타율이 2할3푼7리, 98년에는 2할5푼2리로 우완 투수로는 좋은 기록이었다.
그러나 99년 들어 갑자기 좌타자만 나오면 힘을 쓰지 못했다. 피안타율뿐 아니라 4구도 많아 출루율이 무려 45.4%에 달했다.
박찬호는 좌타자 공략을 위해 체인지업의 완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마운드의 투수판도 왼쪽끝으로 옮겨 좌타자들의 바깥쪽 공략에 주력한다는 각오다. 그러나 기술적인 면외에 정신적인 열세 극복도 필수적이다.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았던 97,98년에도 박찬호는 왼손 타자들을 훌륭하게 잡아냈다.
그러나 언제부턴지 좌타자가 나오면 `던질 공이 없고, 던질 곳이 없다'는 쫓기는 심정이 되고 있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너풀거리는 체인지업의 완성과 더불어 좌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정신력 배양이 올시즌 20승 도전의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
지난 3년간 박찬호가 상대한 좌타자가 무려 1116명으로 1388명의 우타자에 비해 수적으로 크게 적지 않기 곳이 메이저리그이기 때문이다.
[LA＝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