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득점왕 경쟁 치열
기사입력 2000년 03월 16일 14시 24분
수퍼컵(12일)으로 전초전을 치른 올시즌 프로축구는 2000대한화재컵 조별리그를 시발로 8개월여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프로축구의 묘미는 역시 골이다. 여기에 온갖 동작이 어우러진 호쾌한 골세레머니는 팬들을 축구장으로 끌어모으는 필요충분 조건이다.
올시즌도 축구선수 최고의 영예인 득점왕을 향한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되고 있다.
올해 `득점왕 감상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황선홍-김도훈 등 `해외파', 안정환-최용수 등 `국내파', 그리고 브라질출신 세자르 등 외국선수로 이뤄진 3각 구도가 그 것이다.
■황선홍-김도훈 등 J리그 스타의 복귀
황선홍(32．수원 삼성) 김도훈(30．전북 현대)의 복귀는 새천년 프로축구 득점왕 판도의 최대변수가 될 전망이다. 황선홍(전 세레소 오사카)은 지난해 일본 프로축구(J리그)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득점왕(24골 8도움)에 올랐던 선수. 하지만 그는 국내에선 득점왕과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 94년 국내프로 데뷔이후 최고의 골잡이라는 찬사에도 불구, 단 한차례도 득점1위에 오르지 못한 것. 때문에 그는 J리그 득점왕 여세를 몰아 이번만은 반드시 K리그 득점왕에 오르겠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지난 2년동안 빗셀 고베에 임대됐던 김도훈의 각오도 만만치않다. 98년 18골로 J리그 득점랭킹 8위에 올랐던 그는 지난해 무릎부상에도 불구하고 후반기에만 10골을 몰아치는 탁월한 골감각을 과시했다. 올시즌 연봉은 황선홍(2억5000만원)보다 많은 2억7000만원.
■안정환-최용수 등 국내파 스타들의 자존심 경쟁.
99시즌 K리그 MVP 안정환(24．부산 아이콘스)과 `독수리' 최용수(27．안양 LG)의 자존심 경쟁이 볼만하게 됐다. 줄곧 국내에서만 뛴 이들은 `토종 축구'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 99조별리그에서 득점 공동1위(6골)에 올랐던 안정환은 정규리그에서도 득점선두를 놓치지 않았지만 막판에 유고용병 샤샤(23골．수원)에 추월당해 2위(21골)에 머물렀다. 때문에 올시즌을 맞는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시즌중 해외진출이 득점왕가도의 변수가 될 전망. 최용수는 지난해 2월 잉글랜드 프로축구 웨스트햄 이적파문에도 불구, 14골로 득점 4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최근 `연봉 2억8000만원+승리급 300만원'으로 프로축구 최고연봉선수의 영예를 안은 그는 득점왕 등극으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스타의 위치를 굳힐 작정이다.
■세자르-드라간 등 외국선수들의 공세.
99시즌 득점왕 샤샤의 `후계자'로는 브라질출신 세자르(27．전남)가 꼽힌다. 그는 지난해 시즌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국내에 영입됐지만 13골을 기록, 득점 5위에 랭크됐다. 천부적인 골감각을 지닌 그는 지난해 K리그 탐색기를 성공적으로 보내 올시즌 득점왕 레이스의 다크호스로 꼽힌다. 또 최근 외국인 선수 사상 최고액인 120만달러(약 13억4천만원)를 받고 안양에 입단한 드라간(26)도 득점왕을 노리고 있다.
[김 용 기자 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