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의 프로축구 선수들
기사입력 2000년 03월 16일 14시 24분
난장이와 키다리. 중년의 선수와 10대 청소년.
19일부터 시즌을 맞게되는 프로축구판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선수들이 있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최고령자와 최연소자
안양LG의 사리체프(40．GK)가 이번 시즌의 최고령자. 얼마전 귀화 시험을 통과 9년간의 용병생활을 청산하고 한국명 `신의손'으로 개명, 완전한 코리안이 됐다. 넉넉한 성품에 아버지 같은 자상한 지도로 후배들에게도 인기가 캡이다.
이에 반해 지난 99년도 신인드래프트에서 고교진학을 포기하고 바로 프로에 입단, 화제가 됐던 올 최연소자인 정창근(17．MF)은 최고령자인 신의손과 같은 구단 소속. 23년 터울인 이들은 `아버지와 아들'인 셈. 올 시즌 경기에 함께 나선다면 `부자지간' 호흡이 꽤나 맞을 것 같은 분위기다.
◇최장신과 최단신
1m96에 88㎏의 체격이면 누가봐도 농구나 배구를 하면 어울리는 몸매다. 올 최장신 선수로 등록된 대전 시티즌의 박 훈(22．FW)은 성균관대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연습생으로 입단, 큰 키에 비해 주력과 발재간, 슈팅력이 수준급이라 차세대 골잡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최장신의 주무기로 생각되는 헤딩력이 부족해 코칭스태프들까지 의외라고 할 정도. 지난 호주전훈 내내 이태호 코치가 전담 `헤딩' 과외지도까지 했다고.
박 훈과 무려 31㎝의 키 차이가 나는 박강조(20．성남 일화), 이범수(22．울산 현대), 이순행(25．포항 스틸러스)은 신장이 1m65로 최단신 공동 1위. 이들 3명 모두는 여성들의 `동정심'을 불러 일으킬 정도의 갸날픈 몸매.
2년간 J리그 교토 퍼플상가에서 뛰다 지난해 12월 연봉 3600만원에 입단, 지난 12일 2000시즌 수퍼컵에서 데뷔전을 치른 재일동포 출신 박강조는 벌써부터 여성팬들의 표적이 될 정도가 됐다며 싱글벙글.
포항의 올 신인 드래프트 2순위로 입단한 이순행도 조그만 체구 때문에 `해프닝'만발. 선수로는 허약해 보이는 이순행을 만난 구단 관계자들마다 "선수맞냐"며 갸우뚱거릴 정도. 지난 1월엔 대구대와의 연습경기에서 `자기 몸 만한' 볼에 맞아 5분간 실신, 감독과 동료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최중량과 최경량
성남 일화의 카메룬 용병 미첼(27．DF)은 몸무게 90㎏로 최중량자로 등록. 하지만 신장이 1m92이나 돼 그리 둔하게 보이지 않는다.
프랑스 1부리그에서 뛰다 97년부터 국내 리그에 선보인 미첼은 최중량자라는 것보다는 부인이 3명으로 고향에 2명, 한국에는 둘째 부인과 살고 있어 화제를 모았던 선수.
17살 최연소로 뛰는 정창근이 보면 미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대단한' 선배. 특히 미첼은 고향 아내들의 양육비를 보내기 위해 그 육중한 몸으로 "나 돈많이 벌어야 된다"고 말할땐 40대 가장으로 보이기도. 최근 팀 무단이탈 등 돌출행동으로 구단의 방출 소식도 들려 올 시즌 거취가 주목거리.
최단신으로 등록된 박강조는 몸무게가 57㎏으로 최경량자라는 타이틀도 함께 얻어 2관왕.
그라운드 바람에 날 것 같은 몸이지만 정교한 패스웍을 가진 박강조는 든든한 체격의 선수들보다 더 기대되는 유망주. 올 시즌 몸무게와 성적은 `반비례'할 지 기대된다.
◇토끼와 거북이
각 구단에는 100m를 11초 이하로 끊는 `토끼'와 `거북이' 선수들이 고루고루 섞여 있다.
울산 현대의 재미교포 출신 유지영(22．FW)은 11초로 육상선수 수준의 스피드를 자랑하고 있다. 수원의 `날쌘돌이' 서정원(30)이 11초2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고 전북의 김홍기(24)가 11초5, 포항의 정재권(30)이 11초 6 순이다.
13초 이상이 넘는 `느림보'선수로는 13초5를 기록하는 부천의 김지운(24．GK), 울산 양지원(26．GK) 등 골키퍼들이 대부분 이지만 울산의 김병지(30)는 11초7로 공격수를 능가하는 기록을 갖고 있다.
◇포지션-연령별 선수 구성
포지션별 선수구성을 보면 GK가 39명, DF가 119명, MF가 141명, FW가 90명으로 미드필더와 골잡이들이 70% 이상이다. 연령별로는 60년대 386세대 선수가 19명으로 각 구단의 `젊은 피' 수혈로 인해 지난해 보다 급격히 줄었고, 70년대 출생이 320명으로 선수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80년대에 태어난 신세대도 50명으로 늘어났다.
[이기철 기자 leek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