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씨 새천년 첫 장편소설 펴내
기사입력 2000년 03월 16일 14시 16분
이문열씨가 새천년 첫 장편소설을 펴 낸다.
`아가(雅歌)－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민음사).
`변신의 귀재'답게 이씨는 이번에도 한가지 큰 변화를 시도했다. 일반 독자와 같거나 높은 지적 수준을 갖고 있던 기존 작품의 주인공에서 눈높이를 확 낮춘 것.
이번 작품의 헤로인은 머리도 나쁘고 못 생기고 생산 능력도 없는 불구 여인. `당편'이라는 이름의 이 여인이 40년대말부터 90년대말까지 50년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소설의 줄거리다.
딱딱해 보이는 소재지만 이씨는 `이야기꾼'답게 특유의 희화화한 문체로 풀어나가면서 중간중간 진지한 논제들을 던져놓는다. 시대가 흐르면서 공동체 속에서 일반인과 불구자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 지, 여성의 일이라는 생산과 출산이라는 생산의 비중이 얼마만큼 달라졌는 지…. 존재와 기호의 문제까지도.
책 제목의 `아가'는 이 여인을 바라본 화자들의 시선이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였다는 작가의 이해가 반영된 것. 이북에 계신 부친의 부음 소식을 뒤로 하고 지난해 11월 이 책의 집필에 뛰어든 이씨는 올 안으로 성인동화, 에세이집 등 3권의 책을 추가로 펴낼 계획이라고 신년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정경희 기자 gumnu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