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스타크 중계 무리한 게임진행 아쉬움'
기사입력 2000년 03월 16일 13시 56분
국내 3대 방송사 중 하나인 SBS가 드디어 스타크래프트 중계방송에 나섰다.
지난 14일과 15일 양일간에 걸쳐 편성된 `프로게이머 올스타 초청전'은 500만 스타크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기 에 충분한 이벤트였다. 하지만 `쌈장' 이기석을 비롯, 국기봉, 최진우, 기욤 패트리 등 국내외 고수 8인을 초청해 벌인 이번 대회는 내용면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우선 스타크 중계방송은 한시간에 두경기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2시간에 7경기 방영이라는 무리한 기획으로 많은 문제를 유발했다.
원래 스타크 경기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어떤 전략을 쓰고 어떻게 유닛을 조종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시간에 쫓기다보니 과정보다는 결과에 초점이 맞춰진 셈이다. 화면이 타임머신을 타고 널뛰기를 하는 바람에 초반 상황이 갑작스럽게 중반 이후로 돌변, 시청자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참가자들에게 `랜덤'을 강요한 경기 규칙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 국내 최고의 저그 1인자로 꼽히는 국기봉은 자기 주종족을 놔두고 엉뚱하게도 `테란'으로 플레이하다 맥없이 무너졌다. "자기 주종족이 아니라 불리하다"는 해설가의 멘트가 아이러닉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한것은 선수들 앞에서 진행된 `해설'이다. 게이머들은 상대편이 뭘하고 어디로 공격이 들어오는지 친절한(?) 해설을 들어가면서 경기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솜으로 귀를 막고 헤드폰을 써야 했다.
사실 이런 상황을 예측 못한 제작진의 실수로 재경기까지 벌였다는 후문이다.
웬만한 스포츠 못지 않은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크 경기를 방송하기로 한 SBS의 결정은 환영한다. 하지만 좀더 세밀한 준비로 스타크 경기의 묘미를 살려주길 바란다.
[임태주 기자 spark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