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필빈씨 상대 병원측 가혹한 처사 말썽
기사입력 2000년 03월 15일 14시 20분
본지에 `비뇨기과 여의사 임필빈의 성(性) 클리닉'을 연재하는 처녀 의사 임필빈씨(27)가 최근 병동에서 실험실로 발령나 물의를 빚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그녀가 최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 `www.drfeel.co.kr'에 띄운 `실험실로 발령?'이라는 글을 통해 드러났다.
임씨는 이 글에서 "병원 경고로 방송활동과 신문 연재를 중단했다는 기사가 나간 뒤 바로 다음날 병원측에서 경위서를 쓰게 한 다음 실험실로 발령하더니 회진과 당직근무에서도 제외시켰다"고 밝혔다.
전공의에게 환자를 접촉할 수 있는 회진과 당직근무에서 제외시킨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때문에 이번 임씨의 `실험실행'은 "여자 전공의가 너무 설치고 다녀 `괘심죄'에 걸린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문이나 방송에서 올바른 성(性)상식을 전달하는 국민 계몽운동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며 "이번 처사는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의사집단에서 임씨가 `왕따'를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뇨기과 레지던트 2년차인 임씨가 방송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2월 방영된 SBS TV의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
`못말리는 데이트' 코너에 출연한 임씨는 솔직하면서도 재치넘치는 말솜씨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잡으며 각 방송에 잇따라 출연,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임씨는 지난 2월부터 본지에 성컬럼을 연재하면서 많은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완전히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임씨는 지난 3월초 서울 강남성모병원으로 근무지를 옮긴 첫날 병원측으로부터 "앞으로 방송 출연과 신문 연재를 중단하라"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본지는 임씨로부터 이같은 사정을 전해듣고 본지 컬럼을 당분간 중단한 바 있다.
임씨의 이번 사태에 대해 한 의사는 "병원측에서 아직 수련중인 전공의에게 방송자제를 요청할 수 있으나 회진과 당직근무까지 제외시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직장인 김병선씨(35)는 "성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환자를 진료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성을 전달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며 "젊은 여의사가 방송과 신문에 나와 성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불이익을 주는 것은 너무 권위적이다"고 말했다.
[강병원 기자 hospit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