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살연기-재치로 웃음선사 MBC 시트콤 `세친구'
기사입력 2000년 03월 15일 13시 52분
제작비가 별로 안든다는 시트콤의 홍수다.
`웃음전달'이 주목적이지만 어떤 프로는 오히려 짜증난다.
억지상황 연출, `웃음 이펙트'의 남발, 어울리지 않는 연기자 기용 때문이다.
하지만 MBC TV `세친구'(연출 송창의)는 돋보인다.
윤다훈 정웅인 박상면 세 친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남자 세명을 기둥으로 세웠다는 점에선 별 메리트가 없어보였지만 방송이 거듭될수록 캐릭터가 차별화되며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참신한 상황연결 아이디어와 함께 안연홍 등 감초역의 여자 연기자들도 한몫을 한다.
13일 방송된 `내친구는 변강쇠'편.
윤다훈은 자정을 코앞에 두고 김가연을 집 문앞까지 바래다준 뒤 "내일 다시보자"고 한다. 몇초 뒤 자정이 넘자 윤다훈은 "내일이 왔다"며 다시 문을 두드린다. 또 어두운 밤길을 자동차 전조등으로 비춰주기도 한다. 하지만 여자 유혹하는데 서투른 박상면. 다른 여자에게 윤다훈의 방법을 그대로 쓰지만 곤욕을 치른다. 자정이 넘어 문을 두드리자 여성의 아버지가 나타나고, 자동차 불빛을 비추자 골목에서 용변보던 불량배들이 달려든다.
간단한 구성이지만 윤다훈과 박상면의 대비되는 상황이 예측하지 못할만큼 재빠르게 펼쳐진다. 인기드라마 `허준'의 주인공 전광렬이 카메오로 나와 진맥을 한 뒤 진료비 5만원을 `열심히' 챙기는 모습도 배꼽을 쥐게 한다. 여기다 윤다훈의 익살연기는 압권.
`변강쇠' `의처증' 등 성인대상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방송시간이 오후 11시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절한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유현 기자 youlee@]
